김희수 건양대 총장 “교육의 본질은 '한 학생의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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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수 건양대 총장 “교육의 본질은 '한 학생의 변화'”

멈추지 않는 메모본능, 새벽 4시 수첩, 만보기와 함께 하루일과 시작 3개 국책사업 선정 원동력은 하나된 구성원들의 노력

  • 승인 2013-03-06 14:08
  • 신문게재 2013-03-07 13면
  • 배문숙 기자배문숙 기자
김희수 총장은 항상 수첩을 소지하고 다닌다. 김 총장의 주변의 좋은 아이디어를 빠짐없이 챙기는데 메모 만큼 좋은 도구는 없다고 조언했다.
김희수 총장은 항상 수첩을 소지하고 다닌다. 김 총장의 주변의 좋은 아이디어를 빠짐없이 챙기는데 메모 만큼 좋은 도구는 없다고 조언했다.
김희수 건양대(85ㆍ사진) 총장의 재산목록 1호와 2호는 미니 수첩(메모용)과 만보기라고 한다. 하루 일정이 시작되는 새벽 4시 부터 이들 두 도구와 김 총장은 한 몸이 돼서 움직인다. 만보기가 여든을 훌쩍 넘긴 김 총장을 지켜주는 '건강 지킴이'이라면, 수첩은 김 총장에게 사색의 공간이자 지식 발전소와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김 총장의 '메모 본능'은 대단하다. 항상 수첩에 무엇인가를 메모하며 부족했던 부분을 보완하는 일을 즐긴다.
그는 다니는 도중에 떠오른 생각이나 남에게서 얻어 들은 유익한 말을 꼼꼼히 메모하는 습관이 몸에 배어 있다. 매달 2권의 수첩을 쓴다고 한다. 지난 일을 반성하고, 새로운 일을 구상할 때도 매우 유익한 도구다. 최근 수첩에 적은 '지혜가 없고 땀도 없는 사람은 조용히 물러나라'라는 글귀를 예로 들며 '기본에 충실하자'라는 삶의 신조를 강조하고 있다. 교직원은 물론 학생들에게도 강조하는 말이다.

다음은 일문일답

-지난해 '산학협력 선도대학 육성사업', 5년 연속 '교육역량강화사업', '학부교육선진화 선도대학' 등 3가지 대형국책사업에 모두 선정되는 쾌거를 이뤘다. 비결은 무엇인가.

▲건양대의 원동력은 역시 대학구성원들이다. 조교, 직원, 교수 대학구성원 모두가 한마음으로 대학을 위해 노력하고 봉사했기에 건양대가 이만큼 발전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건양대는 시대의 변화에 맞춰 대학의 조직을 변화시키는데 주저하지 않았다. 또한 교육에 충실한 대학이 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 왔다. 대학은 학생을 잘 가르치고,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어야한다. 그래서 교수들이 학생을 잘 가르치도록 엄격한 평가제를 도입해 운영 중이다. 교수들의 강의평가를 100% 공개하고 강의자체도 학교 홈페이지에 그대로 공개해 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한 선의의 경쟁이 이루어지도록 했다. 뿐만 아니라 교수업적평가에서도 교육의 비율을 크게 높였다.

-지난해 7월 '다'그룹(1000명 이상 2000명 미만)에서 전국 취업률 2위(교육과학기술부)를 차지하는 성과를 이뤄냈다. 전국 상위권 취업률을 유지하고 있는 노하우는 무엇인가.

▲건양대 설립초기부터 '학생을 입학시켰으면 졸업이 아닌 취업까지 책임진다'는 생각으로 학생들 취업교육에 힘써왔다. 2004년부터 전국 대학 최초로 취업교육 전용건물을 두고 체계적으로 학생들이 취업에 필요한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체계적인 지원을 해왔다. 현재는 산학취업본부로 승격시키고 셀프면접실, 모의면접실, 워킹실 등 취업교육에 필요한 모든 시설을 완벽하게 갖추어져 있다. 또한 취업지원 제도를 도입해 재학생의 진로설정 및 경력관리를 위한 상담, 입사서류 클리닉, 모의면접 등 취업프로그램 운영은 몰론 구인업체 발굴, 취업 홍보 활동 등 학생취업을 적극적으로 도와주고 있다. 특히 미취업자를 위한 '찾아가는 취업 컨설팅 프로그램'이 취업률을 높이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전국 최초로 융합 전문 단과대학인 '창의융합대학'을 신설했다. 신설 배경은 무엇이고 어떻게 운영되는가.

▲창의융합대학은 건양대가 교과부로부터 '산학협력선도대학 육성사업(LINC)'에 선정되면서 기업에서 원하는 실용인재를 양성해 취업률을 높이고 나아가 우수한 인재가 지역에 안착해 지역경제를 발전시키는 선순환구조를 실현하기 위해 만든 단과대학이다. 창의융합대학은 세계적인 학부교육의 특성화 모델이 되기 위해 'Change in Education! Change of the World!'라는 비전으로 기존의 단과대학과는 완전히 다른 산학연계 중심의 특성화된 교육과정을 갖추고 있다.

즉, 기존 학사제도의 틀을 완전히 바꾸어 운영한다. 다시말해 1년 2학기로 운영되는 학사제도에서 탈피해 4주를 1학기(연 10학기제)로 운영하는 집중교육 시스템을 도입한 것이다. 학생들이 팀 프로젝트 수행 등 실무중심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학사제도를 차별화한 것이다.

-학령인구가 점차 감소하고 있어 지방대는 앞으로 큰 위기를 맞게 될 것 같다. 위기 를 극복하는 방법은.

▲지방대라는 편견으로 어려운 점이 참 많다. 대학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 모든 분야가 수도권으로 집중되어 있는데 이것은 잘못된 것 같다. 말로만 지방분권화를 외치는 것이 아니라 실질적인 정책이 뒷받침돼야 한다. 아울러 지방대학들도 교육의 본질에 더 충실해야 한다. 교육의 본질은 '한 학생의 변화'다. 따라서 입학할 때보다는 졸업할 때 어느 정도까지 그 학생을 성장시켜줄 수 있느냐가 앞으로 지방대학이 살아남을 수 있는 길이다. 분명한 것은 지방대학이 차별화전략을 세워 자체적인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는 점이다.

대학의 구성원들이 스스로 자랑스러워하는, 그래서 내 자식을 보내고 싶은 생각이 들어야 한다. 이것이 지방대가 살아남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지난해 『여든의 청년이 스무 살 청년에게』를 발간했다. 이 책을 통해 젊은이들에게 던지고 싶은 메시지는 무엇인가.

▲내가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한마디로 'You can do, He can do, Why not me?'다. 열심히 노력하면 이세상에 안되는 일은 없다는 뜻이다. 교육계에서 일을 하다보니 우리사회에서 젊은이들이 얼마나 중요한 존재인지를 인식하게 되었다. 이렇게 중요한 젊은이들이 너무 쉽게 포기하고 좌절하는 모습을 보면서 무엇인가 메시지를 줘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나 역시 아직까지 청년이므로 앞으로 해야할 일이 너무 많다.

-김황식 국무총리 특강 등 폭넓은 인적 네트워크를 지닌 것으로 알고 있다. 남다른 인적 네트워크 형성의 비결은 무엇인가.

▲정직하게 인간관계를 맺는 것이 중요하다. 인생의 상수를 언제 어디서 만날지 우리는 알수 없다. 또 누군가를 만난다 하더라도 그가 상수인지 하수인지 인식하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사람을 대할 때 거짓말을 하거나 함부로 대해서는 안된다. 또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야 하고, 그들을 만나기 위해 나 자신이 부지런해야 한다.

-교육철학이나 삶의 신조가 있다면.

▲'기본에 충실하자' 라는 말 만큼 내인생을 대표하는 말은 없다고 생각한다. 사람의 기본은 '정직'이며, 성공의 기본은 '노력'이며, 병원의 기본은 '치료'이며, 대학의 기본은 '교육'이다. 공자도 '군자무본 본립이도생(君子務本 本立而道生:군자는 근본을 닦는 데 노력해야 할 것이며 근본이 서야 도가 나오는 법)'이라며 기본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교육자의 기본을 세우기 위해 학생들을 내 손자라고 생각하고 대하고 있다. 내 자식이라고 생각하면 당연히 정성을 쏟을 수 밖에 없다. 모두가 이러한 진심어린 마음이 학생을 대할 때 학생이 변하고 감동을 줄 수 있다.

배문숙 기자 mo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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