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두 변호사가 있다. 닮지 않은 듯하지만, 묘하게 닮은 곳이 많다. 형제 변호사다. 함께 개업해 같은 사무실에서 근무하는 전국 최초의 변호사 형제다. 동시에 고교(안양고)와 대학(충남대) 동문이고,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1기 동기생이기도 하다. 그래서 만나봤다. 박현래(43)ㆍ박성래(37) 변호사다. 지난해 형은 충남대 법학전문대학원을, 동생은 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을 졸업한 후 둔산동에 함께 '박현래ㆍ박성래' 변호사 사무실을 개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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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현래<사진 왼쪽>변호사와 박성래 변호사. |
박현래 변호사는 “여기까지 오는데, 동생도 그렇고 다양한 경험을 하면서 우여곡절이 많았다”고 말했다. 충남대 로스쿨 정원을 더 늘려야 한단다. 전북만 하더라도 전북대와 원광대 로스쿨을 합한 정원은 130명이고, 충북도 충북대만 70명인데, 인구가 많은 대전ㆍ충남의 충남대는 100명에 불과하단다.
로스쿨 때문에 변호사가 범람하는 것 아니냐고 했더니, 사법시험과 로스쿨이 공존하고 있는 과도기 때문이란다.
박현래 변호사는 “사법시험 1000명, 로스쿨 1500명 등 한 해 2500명이 배출된다”며 “제도를 통합하면 자연스럽게 해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법조계의 '서자'(庶子) 출신이라는 시각에 대해서는, “그런 인식은 당연하다. 로스쿨 출신이 당장 기존 변호사와 동등한 걸 바라는 건 무리”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법적 지식이 다소 떨어진다는 걸 인정하지만, 경험과 서비스 마인드는 뒤처지지 않는다”고 했다.
동생도 거들었다.
최근 로스쿨 출신 변호사협의체 구성과 관련, 박성래 변호사는 “시장 상황으로는 로스쿨 출신이 단독 개업하기 어렵다”며 “시간이 필요하다. 5년후면 우리도 목소리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동생은 “밥그릇 싸움으로 비칠 수 있지만, 본질은 법률서비스 시대, 다양한 법률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한 과정”이라고 말했다.
6개월 된 '초보' 변호사에 대해 물었다.
박현래 변호사는 “수임력은 부족하지만, 가장 중요한 건 눈높이를 맞춰야 한다. 의뢰인이 편안하게 문을 두드릴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직 초보라서 그런지, 의뢰인들에게 소송을 권하진 않는단다. 가능하면 대화를 통해 합의하라고 권유한다. 소송은 최후의 수단이라는 게 박현래 변호사의 생각이다.
박성래 변호사는 “승소를 위해 최선을 다해야겠지만, 정당하지 않으면 맡지 않을 수도 있다”며 “옳지 않은 수임을 거부하는 것도 일종의 공익적 사회 환원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개업하기 전 가장 많이 들은 충고는 '따로 개업하라는 것'이었다. 형제가 같이 있다 보니, 이견이 적지않아 가끔 그런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나마, 충돌 원인이 '돈'이 아니라 '법리 해석'이다 보니 별문제가 없단다. 공통점이 있다. 형제 모두 많이 들어주는 변호사가 되고 싶단다.
대한가정법률복지상담원 대전지부 상담위원이자 14살 어린 부인과 함께 법률봉사를 하는 박현래 변호사는 “법리도 중요하지만, 따뜻한 마음이 더 중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윤희진 기자 heeji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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