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현]불안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

  • 오피니언
  • 사외칼럼

[박정현]불안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

[시사 에세이] 박정현 대전시의원

  • 승인 2013-03-04 17:21
  • 신문게재 2013-03-05 20면
  • 박정현 대전시의원박정현 대전시의원
▲ 박정현 대전시의원
▲ 박정현 대전시의원
불안이 세상을 잠식하고 있다. 취업, 교육, 주거, 건강, 노후문제로도 불안이 턱밑까지 차올라 있는데 최근에는 남북간 긴장과 준비된(?) 대통령의 너무나 허술한 용인술이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다.

그뿐인가. 노후 대책이 거의 전무한 산업역군들에게 노령연금의 혁신적 인상을 공약해 산업화를 이룬 그 분의 딸답다는 칭찬을 아끼지 않았던 분들도 반토막 난 공약을 보며 한숨을 삼키고 있다. 국가가 책임지겠다고 큰소리 친 4대중증질환은 차떼고 포떼다 보니 도대체 국가가 무얼 책임지겠다는 것인지 아리송하다. 이러니 요즘 밤에 잠 못 이루는 가슴들이 내뿜는 한숨 소리에 물올라 막 터지려고 하는 꽃봉오리조차 가만 가만 소리 죽이고 있다.

2012년 7월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발표한 행복지수에서 한국은 조사 대상인 OECD 34개 국가 중 4.20점(10점 만점)을 받아 32위를 차지했다. 우리나라의 세부 지표별 순위를 보면, 환경ㆍ생태 유지가능성과 공동체 구성원들과의 접촉 빈도를 반영한 '사회네트워크 안정성 부문'이 최하위인 34위였으며 주관적 건강상태 32위, 필수시설을 못 갖춘 가구비율 31위, 소수그룹에 대한 관대성과 빈곤율 28위, 국가기관 신뢰도 26위, 고용률 21위, 소득분배 정도를 나타내는 지니계수 21위를 차지했다. 이 순위를 보니 OECD 국가 중 자살률과 저출산율이 1위일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든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최근에 발표한 자료를 보면, 한 가구의 가처분 소득 가운데 40%가 넘는 보건의료비를 지출하는 '재난적(파국적) 의료비' 지출 가구가 다른 OECD 국가에 비해 2.5배가 많고 노인빈곤율은 76.6%로 OECD 국가 중 압도적 1위를 차지했다.

어디 노인빈곤율만 1위인가. 다른 통계 자료를 보면 저임금노동자 비율, 노동유연성, 비정규직비율이 우리가 그토록 좋아하는 영예의 1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지난 3일 발표한 우울증 진료 통계를 보니 2007~2011년 우울증 환자가 12.4% 증가했다. 성별, 연령별 추이를 보면 80대이상 여성 증가율이 1위, 80세이상 남성증가율, 70대 여성 증가율이 2, 3위를 나란히 차지하고 있다. 노인빈곤율 1위가 마음을 병들게 하고 있는 것이다. 4위는 20대 남성이 차지했다. 높은 청년실업률이 20대 남성을 멍들게 하고 있음이 확연히 드러나고 있다.

우리사회를 '불안 증폭'사회라고 한다. 그래서 우리사회는 지금 어딜 가나 힐링열풍으로 뜨겁다.

스스로를 존엄하게 여기고 내 안에서 불안을 이길 수 있는 힘을 찾자. 청춘은 늘 불안하고 그 불안을 이길수 있으니 청춘이 아름답다. 다 좋은 말이다. 근데 왜 문득 최근 '층간소음'을 대하는 정부와 지자체의 자세가 생각날까? 층간소음은 건설사가 책임져야 할 일이지 '그간 소홀했던 이웃을 상호배려ㆍ이해하는 만남의 장으로 삼는 역발상'으로 대처할 문제는 아니지 않는가. 이렇게 비상식적이고 앞뒤가 바뀐 대책이 나오니 근본적인 해결이 되지 않는다. 최근 대전시가 주장하는 사회적자본도 마찬가지다. 개인 삶의 자본을 끌어올려 전체 사회구성원간의 행복한 네트워크를 기획해야 사회적자본을 제대로 확대하고 뿌리내릴 수 있다.

불안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는 정부에, 지자체에 불안해소를 위해 예산과 정책을 수립하고 집행하라고 돌직구를 날리는 것이다. 빈곤율 28위, 국가기관 신뢰도 26위, 고용률 21위, 지니계수 21위를 개선하지 않고는 불안을 극복하기 어렵다.

따라서 불안의 시대에 대처하는 박근혜 정부의 가장 큰 소임은 고용률을 높이고 빈곤율과 격차해소를 줄이고 신뢰도를 높여 사회적 네트워크를 안정화하는 것이다.

그리고 불안으로 불면의 밤을 보내는 수많은 우리는 불안을 양산하는 사회경제적 흐름을 바꾸기 위한 크고 작은 목소리를 내는 것이다.

그럼, 나는? 불안을 해소하라는 시민들의 명령을 시민들과 함께 성실하게 이행하는 것이다.

지금, 불안하신가? 그럼 함께 나서시기를!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현장]3층 높이 쓰레기더미 주택 대청소…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2.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3. 차세대 스마트 교통안전 플랫폼 전문기업, '(주)퀀텀게이트' 주목
  4.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5. 전국 아파트 값 하락 전환… 충청권 하락 폭 더 커져
  1. 유등노인복지관, 후원자.자원봉사자의 날
  2. 대전시, 12월부터 배출가스 5등급 차량 운행 제한
  3. [화제의 인물]직원들 환갑잔치 해주는 대전아너소사이어티 117호 고윤석 (주)파인네스트 대표
  4. 생명종합사회복지관, 마을축제 '세대공감 뉴-트로 축제' 개최
  5. 월평종합사회복지관과 '사랑의 오누이 & 사랑 나누기' 결연활동한 동방고 국무총리 표창

헤드라인 뉴스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환이야, 많이 아팠지. 네가 떠나는 금요일, 마침 우리를 만나고서 작별했지. 이별이 헛되지 않게 최선을 다해 노력할게. -환이를 사랑하는 선생님들이" 21일 대전 서구 괴곡동 대전시립 추모공원에 작별의 편지를 읽는 낮은 목소리가 말 없는 무덤을 맴돌았다. 시립묘지 안에 정성스럽게 키운 향나무 아래에 방임과 학대 속에 고통을 겪은 '환이(가명)'는 그렇게 안장됐다. 2022년 11월 친모의 학대로 의식을 잃은 채 구조된 환이는 충남대병원 소아 중환자실에서 24개월을 치료에 응했고, 외롭지 않았다. 간호사와 의사 선생님이 24시간 환..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22일 대전에서 열린 환경부의 금강권역 하천유역 수자원관리계획 공청회가 환경단체와 청양 주민들의 강한 반발 속에 개최 2시간 만에 종료됐다. 환경부는 이날 오후 2시부터 대전컨벤션센터(DCC)에서 공청회를 개최했다. 환경단체와 청양 지천댐을 반대하는 시민들은 공청회 개최 전부터 단상에 가까운 앞좌석에 앉아 '꼼수로 신규댐 건설을 획책하는 졸속 공청회 반대한다' 등의 피켓 시위를 벌였다. 이에 경찰은 경찰력을 투입해 공청회와 토론이 진행될 단상 앞을 지켰다. 서해엽 환경부 수자원개발과장 "정상적인 공청회 진행을 위해 정숙해달라"며 마..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