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현장실습을 강화해 대학ㆍ기업 간 미스매치를 해소하고 취업률을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으로 추진하는 산학협력선도대학(LINC) 사업이 삐걱거리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충남대 공과대학 1호관 취봉홀에서 열린 충남대LINC사업단 개소식 모습. |
●정부 LINC사업 축소… 이대로 괜찮은가?
지난해 정부는 대학 산학협력의 한 획을 그을 산학협력선도대학(LINC) 사업의 닻을 올렸다.
국회가 지난해 LINC 사업 관련 예산을 삭감하며 교과부의 방침과 엇박자를 내고 있다. 그 피해는 신규 지정을 받으려 했던 대학들에 전가되는 형국이다.
지방대들은 LINC 사업을 통해 지역산업과 연계한 상생모델로 대학의 체질개선에 나선다는 포부를 가지고 있다.
지난해 LINC사업에 선정된 51개교 가운데 수도권 7개교를 제외하면 44개 대학이 지방대다. 이는 LINC 사업이 갖는 정체성이 '산학협력을 통한 지역대학 역량강화'란 사실을 의미하기도 한다.
지난해 선정되지 못한 대학들은 올해 추가 선정을 위해 조직과 인력 등을 대거 구조조정을 했지만, 관련 예산이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벽을 넘지 못해 삭감됐다.
결국 올 추가 사업 선정이 불투명해 한남대 등 일부 지역 대학들의 시름이 커지고 있다.
▲대전ㆍ충청권 14개교 불과=지난해 LINC 사업에 선정된 51개교 가운데 충청권 대학은 기술혁신형(충남대 등 3개교)과 현장밀착형(한밭대ㆍ건양대ㆍ우송대 등 8개교) 사업에 11개교가 선정됐다. 혜천대 등 전문대 3개교를 포함하면 14개교에 불과했다.
대전지역 4년제 대학 가운데 국립대인 충남대와 한밭대를 제외할 경우, 사립대로써는 우송대만 유일하게 선정된 셈이다.
선정된 대학에는 대학 당 연평균 33억원이 5년 간 지원된다. 기술혁신형은 30억~50억원이, 현장밀착형에는 20억~40억원이 배정된다. 지원기간은 5년이지만, 2년 뒤 단계평가를 통해 계속 지원여부를 결정한다.
한밭대는 대덕테크노밸리 산학융합형 대덕캠퍼스 구축과 1, 2단계 산학협력중심대학육성사업, 산학연계망구축사업, 산업단지캠퍼스지원사업, 화학소재상용화지역혁신센터(RIC), 지역연고산업진흥사업(RIS)등 다양한 정부지원 사업을 추진 성과가 높은 평가를 받았다고 분석했다.
우송대는 이번 사업 선정으로 앞으로 5년간 해마다 35억원씩 모두 175억원을 지원받는다. 우송대는 기업체와의 캡스톤 디자인(하나의 프로젝트를 실무에서 하는 것처럼 수행)과제와 창업교육ㆍ보육, 철도분야, 한식조리분야 등 기존의 산학협력 프로그램을 강화할 계획이다.
그러나 대전대, 목원대, 배재대, 한남대 등 대전지역 4년제 사립대들은 올 추가 선정을 위해 구조조정과 대규모 인력을 투입했지만 관련 예산 삭감으로 난감한 상황이다.
▲삭감되는 LINC 사업 예산=지난해 LINC사업 선정결과 발표당시 교과부는 “산학협력을 통해 대학교육을 바꾸고 취업 미스매치를 해소, 지역산업 수요를 반영한 대학 특성화를 지원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4월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이 한밭대에서 발표한 '지역대학 발전방안'에는 4년제 대학의 LINC 예산으로 지난해 2배 가까이 많은 3180억원까지 끌어올리고 9개 대학을 신규 선정한다고 했다.
그러나 지난해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가 4년제 대학 9곳과 전문대학 10곳 등 19곳을 추가 선정할 수 있는 예산을 증액했지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벽을 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1년에도 교과부가 4년제 LINC 사업 예산으로 2300억원을 신청했으나 기재부 심의과정에서 700억원이 삭감됐다. 이후 국회 예산심의에서 100억원이 증액돼 총 1700억원 규모로 사업이 시작됐다.
▲왜 LINC 사업 추가 선정이 필요하나=교과부는 지난 달 말 LINC사업 선정결과를 발표하며 “산학협력을 통해 대학교육을 바꾸고 취업 미스매치를 해소, 지역산업 수요를 반영한 대학 특성화를 지원한다”고 밝혔다.
현장실습을 강화해 대학ㆍ기업 간 미스매치를 해소하고 취업률을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또한 LINC사업 선정 51개 대학은 지난해 794명의 산학교수를 채용할 계획을 세우고 현장중심형 교육, 기업 애로기술 지도 등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기존 교수들도 지역 기업들을 찾아다니며 학생들이 현장실습을 할 공간을 찾아내고, 기업과 협약을 맺는데 앞장 설 전망이다. 지역 산업에 대한 기술자문과 자교의 특성화에도 적극 나설 것으로 기대된다.
교과부가 LINC사업 51개 대학을 조사한 결과, 교수업적평가가 대폭 개선된 사실이 확인됐다. 교수가 업적평가를 받을 때 연구실적을 산학협력 실적으로 대체할 수 있는 비율이 68%에 달한다. 지난해 대학 평균치(20.6%)보다 무려 48%p가 수직 상승했다.
지난해 교과부는 LINC 사업 신청 대학 92개교 중 51개교 선별과정에서 '특성화' 부분도 중시했다. 이는 해당 대학이 선택한 특성화 분야가 지역의 산업과 연계성 여부이다. 결국, LINC를 통해 대학뿐만 아니라 지역산업도 끌어올리겠다는 의미가 담겨있다.
최근 산업계에서 요구하는 기술 트렌드는 '융합'인 가운데 학문간의 융합에도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LINC사업에 참여하는 학과는 전국적으로 1639개 학과다. 대학 당 평균 32개 학과가 참여, 공대 위주로 편중됐던 산학협력의 변화를 예고한다. 공대를 기반으로 경영ㆍ디자인ㆍ인문ㆍ사회 분야의 융합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대전지역 한 산학협력 교수는 “LINC사업은 지역 기업과 연계, 지역인재를 양성하고 지역 산업을 키우기 위해서 비롯됐다”며 “더 많은 대학들이 역량을 강화시킬 수 있도록 문을 넓혀줘야한다”고 주장했다.
배문숙 기자 mo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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