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의 의무휴업이 재개됐지만 기대효과는 미흡한 수준에 머물고 있다.
대형마트는 매출이 급감했고, 반사 효과를 기대했던 전통시장은 이에 못 미치기 때문이다.
대형마트와 전통시장의 더욱 구체적인 활성화 상생 방안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우여곡절을 겪은 끝에 설 명절인 지난달 10일부터 대형마트와 기업형슈퍼마켓(SSM)에 대한 의무휴업이 재개됐다.
매월 둘째와 넷째 일요일에 의무휴업하고, 영업시간도 자정부터 오전 8시까지는 제한된다.
지난해 5월부터 지자체별로 의무휴업이 시행됐다가 중단됐고, 자율휴무에 이어 다시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 국회 통과와 지자체의 조례 개정으로 재개된 것이다.
하지만 의무휴업 시행 2차례가 지난 이후 기대효과는 미흡한 수준이다. 아직 성과에 대한 판단은 이르다는 의견도 있지만 조속한 정착을 위해서는 정부차원의 실질적인 대안이 뒤따라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실제 의무휴업을 시행한 대형마트는 매출이 급격하게 하락했다.
지난달 21일 지식경제부는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 3사의 지난 1월 매출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4.6% 급감한 것으로 잠정 집계했다.
2005년 1월 마트 매출 동향 조사를 시작한 이후 8년 만에 최대폭으로 줄어든 것이다.
이전까지 매출 감소율이 가장 컸던 것은 2009년 2월 기록한 20.3%였다.
이는 지속된 경기불황도 한몫을 했지만 대형마트는 의무휴업 시행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대형마트 한 관계자는 “경기침체가 지속되면서 소비심리 위축으로 지갑이 닫힌 이유도 있지만 의무휴업 시행이 상당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전통시장이나 중소상인들의 활성화를 위해 시행된 의무휴업이지만 타격이 심각하다”고 전했다.
의무휴업 시행에도 전통시장 역시 매출이 기대만큼 오르지 않고 있다. 전통시장마다 상인회를 중심으로 할인ㆍ특가판매 및 친절서비스 향상 등 다양한 고객 유치전을 펼치고 있지만 사정은 녹록지 않다.
대형마트에 익숙해진 소비계층이 의무휴업 시행일에 전통시장을 이용하지 않기 때문이다.
소비자 상당수는 의무휴업 시행에 앞서 미리 장을 보거나 이후에 이용하는 등 소비패턴 변화가 이뤄지지 않는 것이다.
전통시장 한 관계자는 “의무휴업 한다고 대형마트를 이용하던 손님들이 전통시장을 찾는 빈도는 극히 적다”며 “매출이 소폭 상승한 부분은 있지만 반사이익은 기대만큼 못 미친다”고 말했다.
이영록 기자 idolnamba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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