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은 26일 “민주통합당은 이제 새 정부 발목잡기를 중단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마지막 쟁점인 방송통신위원회 방송정책의 미래창조과학부 이관 문제와 관련해 황우여 대표 등 지도부가 최근 '방통위 중앙행정기관 격상'을 최종 타협안으로 제시한 만큼 더는 양보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특히 새누리당은 민주당이 타협안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장기전'도 불사하겠다는 태세다.
황우여 대표는 이날 한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민주당의 반대는 미래창조과학부를 만들지 말라는 것이나 다름없다”며 “잘못되면 그 후에 지적하면서 고칠 수 있는 것이다. 구더기 무서워서 장을 담그지 말라고 하면 대통령이 일을 할 수 없게 된다”고 비판했다.
황 대표는 “야당에서 방송의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방송은 방통위에 남겨두라고 하는데 방송과 통신을 분리하면 미래창조과학부를 만들지 말라는 얘기와 같다”면서 “만약 방송장악에 대한 정치적 의구심이 남아 있다면 보완된 장치, 규제장치를 두면 된다. 방송과 통신을 분리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김기현 원내수석부대표도 한 방송에 출연해 “야당이 박근혜 정부의 핵심가치를 발목잡고 있다”며 “새 정부가 실패하는 것을 원하는 것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힐난했다.
김 수석부대표는 “민주당은 어제 새정부가 출범했는데도 아직도 통과시켜주지 않고 앞으로도 통과시켜주지 않겠다고 공공연히 얘기하고 있다”면서 “이는 국민의 선택을 받은 대통령에 대한 기본적인 예의가 아니다”고 비판했다.
반면 민주통합당은 박근혜 대통령이 몽니 때문에 정부조직개편안이 교착상태에 빠졌다고 비난했다.
박기춘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취임했지만 새누리당의 몽니 때문에 정부조직개편안은 협상 마지막 단계에서 교착상태에 빠져있다”며 “국민도 민주당도 답답하다”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양보할 것은 다 양보했다”며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제안을 했으며, 대통령만 결단하면 오늘이라도 모든 문제가 풀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새누리당은 원안고수 가이드라인에 갇혀서 지금도 대답을 미룬 채 시간을 끌고 있다”며“방송 공정성과 공공성을 위한 민주당의 방안을 수용하더라도 인수위 측이 주장하는 ICT를 통한 창조경제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판단된다”고 강조했다.
우원식 원내수석부대표는 방송부분과 관련해 “남은 쟁점은 뉴미디어 케이블, 위성방송과 융합정책과에 있는 IPTV인데 새누리당은 이를 미창부로 가져가겠다는 것”이라며 “예를 들면 무한도전을 지상파에서 하면 방통위 소관이고 케이블에서 재방하면 미창부 소관으로 간다는 소리”라고 비유했다.
윤관석 대변인은 “방송채널을 여태껏 행정부서에 넣어본 적이 없다”며 “예능과 드라마 뿐 아니라 다큐멘터리 전문채널이 될 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채널 자체를 구분해 비보도는 미창부에서 소관하고 보도채널은 방통위로 남기는 것은 전례도 없을 뿐더러 업무부처의 편의주의적인 분할”이라고 지적했다.
윤 대변인은 “비보도 채널에 대한 편성권도 있기 때문에 인위적으로 떼어가는 것 자체가 좀 잘못된 정책판단”이라고 덧붙였다.
서울=김재수 기자 kjs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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