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KAIST 앞에 남겨진 과제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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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KAIST 앞에 남겨진 과제들

  • 승인 2013-02-24 17:06
  • 신문게재 2013-02-25 21면
KAIST를 이끌며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서남표 총장이 22일 학위식을 끝으로 퇴임했다. 서 총장의 퇴임은 세계적인 명성을 지닌 대학이 학내 구성원간의 갈등으로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낭비했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지난 2006년 7월 부임한 서 총장은 '대학 개혁의 전도사'로까지 불리며 KAIST의 변화를 몰고 왔다. 교수의 정년을 보장하는 일명 '테뉴어'에 대한 심사를 강화한 데 이어 '차등적 등록금 제도'를 실시, 성적이 좋지 않은 학생들에게 등록금을 납부토록 했다.

서 총장은 학부 수업을 영어로 강의토록 하는 등 개혁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그러나 일방적인 개혁은 학생 및 교수들에게 적지 않은 스트레스를 안겨줬으며 이에 따른 부작용은 학생들의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모습으로 드러나 적지 않은 사회적 파장마저 불러왔다. 결국 그의 개혁드라이브에 제동이 걸린 것이다.

그러나 서 총장이 지난 6년 8개월 동안 남긴 업적 또한 적지 않다. 세계경제포럼(WEF)은 지난 14일 KAIST의 무선충전 전기자동차 기술인 OLEV가 세계 10대 유망기술의 하나로 선정됐다고 밝힌 바 있다. 이 기술은 서 총장의 아이디어로 시작한 기술인 것이다. 지난해 영국 글로벌 대학평가기관인 QS(Quacquarelli Symonds)가 실시한 '세계대학평가'에서 KAIST가 63위에 이름을 올렸다.

국내 대학 가운데는 서울대(37위)에 이어 2위로, 1971년 설립 이래 KAIST 역대 최고 순위였다. KAIST가 명실상부한 세계적인 연구중심대학으로 성장했음을 입증한 것이기도 했다. 이제 그가 떠난 자리에 새 총장으로 강성모 전 머시드 캘리포니아대 전 총장이 모든 짐을 짊어지게 됐다. 학내 갈등을 해결하고 경쟁 중심의 학사 제도를 개선해야 해야 할 책임이 주어진 것이다.

일방통행식 개혁에 따른 소통 부재 또는 독선적 리더십에서 얼마나 자유스러워질 수 있느냐가 새 총장이 해결해야 될 과제다. 교수집단과의 마찰을 최소화하고 KAIST가 지닌 창조적 에너지를 미래의 신기술과 어떻게 연결시키느냐 하는 것 또한 신임 총장이 풀어가야 한다. 무엇보다 먼저 새 총장은 한국 대학생들이 지닌 일반적이고 보편적인 정서에 대한 이해가 선행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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