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현택]동구에 퍼지는 긍정의 힘

  • 오피니언
  • 사외칼럼

[한현택]동구에 퍼지는 긍정의 힘

[월요아침]한현택 동구청장

  • 승인 2013-02-24 14:05
  • 신문게재 2013-02-25 20면
  • 한현택 동구청장한현택 동구청장
▲ 한현택 동구청장
▲ 한현택 동구청장
“우리 동구는 전통과 역사가 있는 오래된 도시입니다.”

이 말은 구청장인 필자가 구정 설명 마무리 발언으로 매번 동구 주민들에게 강조하며 썼던 문장이다. 필자는 지난달 21일 중앙동을 시작으로 31일까지 하루 두 개 동씩 16개 동을 돌며 주요 구정에 대한 설명과 주민과의 대화를 치렀다. 연초가 되면 의례적으로 각 동을 순회하며 연두순방이라는 타이틀로 주민들에게 얼굴 도장을 찍고 악수 한번 하는 관행에서 벗어나 차별화된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했다. 이를 위해 마이크를 잡고 직접 강사로 나서 주민들에게 동구의 변화된 모습과 미래 비전을 설명했다. 다행히 주민들의 반응은 좋았고 언론에서도 참신하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필자가 생각하기로 우리가 깨뜨려야 할 것 중 하나가 “동구는 가난하고 낙후됐다”는 편견이 아닐까 한다. 더욱이 우려스러운 것은 타지역 주민이 아닌 동구민 스스로가 이 같은 편견에 사로잡혀 있다는 사실이다. 주민이 확신과 자신감 없이는 지역발전의 희망도 발전도 기대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동구 발전의 시작은 이러한 잘못된 편견과 관행에서 벗어나는 일이라고 강조하고 싶다.

이를 위해 주민들과 만나는 자리나 외부 손님을 맞이할 때면 늘 동구의 자랑과 함께 부정적인 마음을 바꿔줄 것을 주문했다. 하지만, 한번 굳어진 편견은 쉽게 깨지지 않았다. 심지어 직원들로부터 올라오는 보고서에서조차 '낙후'나 '낡은'같은 표현이 관행처럼 사용되기도 했다. 이에 필자는 각종 회의석상에서 직원들에게 용어사용의 함정을 경계하고 스스로 변화할 것을 주문했다.

낡은 관행, 오래된 편견 그런 점에서 2013년 계사년은 중요한 한 해가 될 것이다. “동구의 새로운 백년의 역사를 여는 원년”으로과의 싸움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리고 짧은 시간 안에 극복하겠다는 욕심을 부리지도 않는다. 하지만, 다행인 것은 필자를 비롯한 750여 동구 공직자들의 노력이 조금씩 빛을 내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특히 이번 연두방문 기간중 한시간여 동안 진행된 구청장의 프레젠테이션을 청취한 주민들의 얼굴에선 지친 기색보다는 희망과 기대가 엿보였다. 동구는 가난하고 낙후된 도시가 아니라 전통과 역사가 숨쉬는 오래된 도시라는 필자의 말에 공감하는 눈빛을 읽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생각만 바뀐다고 다 된 것은 아니다. 동구민들이 구청장의 말을 믿고 변화를 실제로 체감하게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하다. 말뿐인 희망, 구호뿐인 미래가 아닌 25만 동구민이 공감하는 콘텐츠를 어떻게 채워넣느냐가 관건인 것이다.

할 일도 많고 갈 길도 멀다. 하지만, 우리는 자신있다. 숨가쁘게 뛰어온 민선5기의 지난 시간이 씨앗이 돼 변화라는 결실을 맺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주거환경개선사업과 동부선연결도로 개설, 역세권개발 및 경부고속철도변 정비사업 등으로 도시가 새옷을 갈아입고 있다. 남대전종합물류단지와 하소동 산업단지 조성 등을 통해 소비도시에서 생산도시, 성장도시로의 체질개선을 진행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국민체육센터와 청소년종합문화센터 건립, 상소동 오토캠핑장 조성 등 문화ㆍ관광 인프라 구축으로 사람과 돈이 모여드는 새로운 동구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더더욱 우리에게 필요한 건 믿음이고 자신감이다.

동구의 지나간 명성을 되찾기 위해 민(民)과 관(官)이 믿음을 갖고 협력해 나가야 한다. 성적이 안 좋은 학생에게 “넌 잘될거야”라는 자신감을 심어줬더니 실제로 성적이 올랐다는 한 심리학 연구결과처럼 우리에게 필요한 건 “긍정의 힘”이다. “동구는 역사와 전통이 있는 오래된 도시이고 정(情)과 효(孝)와 사랑이 넘치는 도시로, 앞으로 발전할 것이고 발전할 수밖에 없는 도시”라는 자기확신이 있을 때 진정한 동구의 비상(飛上)은 시작되는 것이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현장]3층 높이 쓰레기더미 주택 대청소…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2.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3. 차세대 스마트 교통안전 플랫폼 전문기업, '(주)퀀텀게이트' 주목
  4.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5. 전국 아파트 값 하락 전환… 충청권 하락 폭 더 커져
  1. 대전시, 12월부터 배출가스 5등급 차량 운행 제한
  2. 유등노인복지관, 후원자.자원봉사자의 날
  3. [화제의 인물]직원들 환갑잔치 해주는 대전아너소사이어티 117호 고윤석 (주)파인네스트 대표
  4. 생명종합사회복지관, 마을축제 '세대공감 뉴-트로 축제' 개최
  5. 월평종합사회복지관과 '사랑의 오누이 & 사랑 나누기' 결연활동한 동방고 국무총리 표창

헤드라인 뉴스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환이야, 많이 아팠지. 네가 떠나는 금요일, 마침 우리를 만나고서 작별했지. 이별이 헛되지 않게 최선을 다해 노력할게. -환이를 사랑하는 선생님들이" 21일 대전 서구 괴곡동 대전시립 추모공원에 작별의 편지를 읽는 낮은 목소리가 말 없는 무덤을 맴돌았다. 시립묘지 안에 정성스럽게 키운 향나무 아래에 방임과 학대 속에 고통을 겪은 '환이(가명)'는 그렇게 안장됐다. 2022년 11월 친모의 학대로 의식을 잃은 채 구조된 환이는 충남대병원 소아 중환자실에서 24개월을 치료에 응했고, 외롭지 않았다. 간호사와 의사 선생님이 24시간 환..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22일 대전에서 열린 환경부의 금강권역 하천유역 수자원관리계획 공청회가 환경단체와 청양 주민들의 강한 반발 속에 개최 2시간 만에 종료됐다. 환경부는 이날 오후 2시부터 대전컨벤션센터(DCC)에서 공청회를 개최했다. 환경단체와 청양 지천댐을 반대하는 시민들은 공청회 개최 전부터 단상에 가까운 앞좌석에 앉아 '꼼수로 신규댐 건설을 획책하는 졸속 공청회 반대한다' 등의 피켓 시위를 벌였다. 이에 경찰은 경찰력을 투입해 공청회와 토론이 진행될 단상 앞을 지켰다. 서해엽 환경부 수자원개발과장 "정상적인 공청회 진행을 위해 정숙해달라"며 마..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