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만구 대한건설협회 대전시회 사무처장 |
새해를 시작하는 발걸음이 가볍지만은 않다. 국내외 환경이 좋지 않은 탓이다. 가계불안, 물가불안, 하우스푸어 속출 등으로 작년 한해는 서민들에겐 정말 힘든 시간이었다. 올해도 작년보다 크게 나아질 것 같지는 않다. 뱀처럼 구불구불하고 어두컴컴한 터널을 통과해야 하는 불확실성이 도처에 깔려 있기 때문이다.
4대강 사업 이후 가파른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한 건설경기가 좀처럼 살아나지 않고 있다. 건설수주액은 지난해보다 줄고 건설투자 증가율도 1.6%에 머무는 등 상황이 개선되기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 잇따라 나오고 있어 건설시장을 더욱 어둡게 하고 있다.
건설시장 위축에 대한 비관적인 시각이 크지만 누가 뭐래도 지역경제 살리기에 가장 효과가 큰 것이 건설경기 부양에 있다는 것은 누구도 부인하지 못할 것이다. 건설산업은 인류의 진보와 함께 성장해 온 가장 오래된 산업임을 이해해야한다. 주민생활의 편익과 행복한 삶의 원천은 주거문화와 생활 인프라의 편리성이 삶의 질을 높여주는 척도임을 알아야 한다.
대통령 당선자 7개 공약사항에 대하여도 시민, 전문가가 참여한 실무추진단 운영 등 컨트롤타워를 만들어 세부적 대응전략과 추진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대전만 해도 과학벨트 부지매입 예산이 삭감돼 새 정부가 과학벨트 추진의사가 있는 지 의문을 주고 있지만 새 정부가 출범하면 본격적으로 추진될 것으로 믿는다.
올해 대전에 약 1963억원의 국비가 확정되어 지역의 건설경기에도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본다. 도시철도 2호선이 본격적으로 설계에 들어가고 노은에서 유성터미널까지 BRT노선구축, 관저~문창간 외곽도로건설, 대전1.2산단정비사업과 관련한 기반시설, 회덕IC건설, 카이스트교 건설 등 정부재정사업이 본격적으로 추진된다.
또한 시민단체와의 갈등으로 다소 사업이 지연되고 있는 총 1조원이 넘는 민간투자사업인 롯데테마파크 및 관저동 유니온스퀘어 조성사업 등은 문화ㆍ레저ㆍ마이스산업 도시로서 위상을 갖추게 되므로 지역경제 및 일자리창출은 물론 대전에 중부권 메갈로폴리스가 조성된다면 연관산업 활성화로 인한 지역경제 상승효과가 클 것으로 반드시 추진되어야 한다.
충남도청이 내포신도시로 이사하고 원도심 주변의 상가는 20~30%정도의 매출이 떨어졌다는 우려의 소리가 나오고 있다. 도청사에 시장 제2집무실을 두고 시민대학을 개설하여 연간 50만명의 유동인구를 유치하겠다는 의지는 환영할 만하다. 대전시가 초심을 잃지 말고 과감한 상권 회복에 대한 대책을 세워야 한다. 도시는 경쟁력으로 산다. 과연 대전의 경쟁력은 무엇인가. 원도심과 신도심간의 균형발전을 위한 인프라 확충이다
대전에 비공식 집계 벤처기업이 2000개 정도가 있다. 고급인력과 기술집약적 산업으로 대덕특구와 과학벨트를 잘 접목시킨다면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대전경제를 주도할 것이다. 또한 벤처기업활동이 활발하면 건설일감도 많이 생기고 젊은 고학력 고용창출에 효과도 크기 때문에 일석이조의 효과가 있다. 이들 사업은 대전 미래성장 동력의 기폭제가 될 수 있는 산업들로서 미래 블루오션 산업으로 성장하도록 지원과 기반을 마련해 주어야 한다.
초대형 국책사업 보다는 생활형 SOC 시대로 중심이동이 필요하고 시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복지ㆍ문화ㆍ주거시설 확충에 주력하는 새 정부의 서민복지문화 패러다임이 변화될 것으로 본다. '골이 깊으면 산이 높다'는 증시 격언처럼 건설시장이 다시 부활할 수 있다는 믿음을 버려선 안 된다.
건설인도 새 정부 출범과 함께 환골탈태 하는 자성을 보여주며 건설복지의 중요성을 인식시키도록 사회적 기업으로서 뿌리를 내려야한다. 위기는 기회다. 새 정부에 거는 희망만큼 기대도 크듯이 건설인 스스로 앞장서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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