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태]졸업생에게 주는 권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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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태]졸업생에게 주는 권면

[목요세평]김형태 한남대 총장

  • 승인 2013-02-20 14:09
  • 신문게재 2013-02-21 20면
  • 김형태 한남대 총장김형태 한남대 총장
▲ 김형태 한남대 총장
▲ 김형태 한남대 총장
바야흐로 졸업시즌이 되었다. 초등학교는 6년, 중·고교는 3년, 그리고 대학은 4년간 형설의 공을 쌓아 졸업의 영광을 얻게 되는 모든 졸업생들에게 축하를 드린다. 아울러 귀한 자녀들을 먹이고 입히며 학비를 마련해 졸업에 이르기 까지 음으로, 양으로 도와주신 학부모님께도 치하의 말씀을 드린다. 옛날 졸업식에선 식이 거의 끝날때쯤 졸업식 노래(윤석종 작사, 정순철 작곡)를 불렀다. 시골학교에선 이 노래를 부를 때마다 친구들과 이별하는 슬픔과 더 배울수 없다는 아쉬움으로 눈물 바다가 되기도 했다. “빛나는 졸업장을 타신 언니께 꽃다발을 한아름 선사합니다. 물려받은 책으로 공부를 하며 우리는 언니뒤를 따르렵니다(재학생)/ 잘 있거라 아우들아 정든 교실아 선생님 저희들은 물러갑니다, 부지런히 더 배우고 얼른 자라서 새나라의 새일꾼이 되겠습니다(졸업생)/ 앞에서 끌어주고 뒤에서 밀며 우리나라 짊어지고 나갈 우리들 냇물이 바다에서 서로 만나듯 우리들도 이 다음에 다시 만나세(다함께)”

원래 졸업(commencement)이란 말은 “새로 시작한다” 또는 “새출발”의 뜻을 갖고 있다. 현재 학교에선 떠나지만 상급 학교나 사회에서 보면 새로 나타남(new beginning)인 것이다. 그동안 교실과 실험실에서 성심성의껏 가르쳐주신 여러선생(교수)님의 노고에 대해서도 치하의 인사를 전하고 싶다. 이제 전속력으로 활주로를 달리다 하늘을 향해 솟아오르는 비행기처럼 저 넓고 신비로운 다음 세계를 향해 자유롭게 퍼져나가기 바란다.

대학은 라틴어로 유니버시타스(Univer sitas) 즉 '우주' 또는 '전체'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 서양에서 대학은 고대 희랍시대 플라톤의 아카데미에서 시작됐고 이상국가의 국정에 참여할 지도자를 양성해왔다. 중세의 대학은 학문과 신앙에 뿌리를 두고 발전했으며 그 뒤 인격과 기술을 겸비한 새로운 지도자양성을 담당하는 고등교육기관으로 진화되었다. 대학마다 고유한 교육목표가 있다. 하버드대학은 '진리', 옥스퍼드 대학은 '시편 36:9', 예일대학은 '진리와 빛', 프린스턴대학은 '신구약성경', 제네바 칼빈대학은 '경건과 학문'이다. 여러분들도 그동안 다녔던 모교의 교훈을 다시 한번 되새겨 보기 바란다. 학교에서 배운 진리를 졸업 후 평생 동안 '실천봉사'로 구현하기 바란다.

영국엔 음악가가 없고, 러시아엔 코미디언이 없고, 미국엔 철학자가 없고, 일본엔 발명가가 없는데 한국엔 '실천가'가 없다는 말이 있다. 대한민국의 장래를 짊어질 개혁주체인 청소년들은 부모와 조부모세대의 고생을 살펴 온고창신(溫故創新)하기를 바란다. 조국 근대화를 위해 1960년대 초 서독에 파견된 광부와 간호사의 봉급을 담보로 1억4000만 마르크의 차관을 받았고 이를 위해 병원에서 시신을 닦은 간호사와 하루 10시간 이상 지하 1000m 갱도에서 석탄을 캔 광부들의 고생이 있었음을 기억하자. 이제 여러분은 복 있는 사람과 복을 나누어주는 사람이 되기를 바란다.

괴테는 행복의 조건을 ①즐겁게 일할 수 있는 직장 ②기본 생활조건을 충족시키는 경제적 여유 ③좋은 결과가 나올 때까지 노력하는 인내 ④불안을 이겨내는 소망 ⑤이웃을 돕는 자비심으로 말했고 성경(시 1:1)은 ①나쁜 사람들의 꼬임에 따라가지 않고 ②죄인들의 길에 함께 서지 않으며 ③빈정대는 사람들과 함께 앉지 않는 사람으로 규정했다. 그러나 해와 달이 밝으려하나 뜬 구름이 가리고, 강물이 맑으려하나 모래와 돌이 더럽히고, 사람이 평화를 원하나 욕심이 방해할 수 있다.(회남자) 그래서 공자님은 ①젊었을 땐 혈기가 불안정하니 성욕을 삼가고, 어른이 되었을 땐 혈기가 왕성하니 다툼을 삼가고, 노인이 되었을 땐 혈기가 쇠잔하니 욕심을 삼가라고 가르쳤다.

여러분들이 매일 매일을 살아갈 때 '오늘이 내 생애 가장 젊은 날이며, 동시에 내 생애 마지막 날'이라고 생각하며 살아가자. 캠퍼스에서 배운 성경구절 “너희는 먼저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라”는 말씀을 평생 기억하면서 모든 결정 앞에서 우선순위와 선후완급을 잘 분별하기 바란다.

입학과 졸업을 조금 더 확장하면 출생과 죽음에 비유할 수 있다. 단 입학생중 졸업을 못하는 사람이 있지만 한번 태어난 사람은 모두 죽게 되어 있다. 인생 졸업식 날 살아온 흔적이 남루하지 않고 영광이 되도록 세상에 사는 재학 중 각자의 스펙 쌓기와 경력관리에 최선을 다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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