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완석 복음신학대학원 대학교 문화예술치료학과 교수 |
지난주 시에서도 현재 관내에서 학업을 포기한 학생수는 모두 1578명이고 유학, 질병, 경제적 여건 등의 이유를 제외하고 학교 부적응 학생만도 700명에 이른다고 발표했다.
더구나 학교 부적응 청소년 가운데 약 67% 이상이 가출을 경험했거나 탈선경험을 가지고 있다고 하니 심각한 사회문제가 아닐 수 없다. 계속되는 교육쇄신 안과 개혁안이 발표되고 있고 이들을 위한 전문상담센터나 돌봄 시설 및 제도가 있지만, 학교 교육현장과 가정 생활공간 그리고 사회 시스템의 일체감이 형성되지 못하는 제도적인 환경 속에서 우리는 타성과 무관심에서 벗어나 심각하게 생각해야 할 과제인 것만은 틀림이 없다.
이에 대안으로 외국 사례를 들어본다.
미국의 동부 보스턴에는 세계적인 뮤지션을 발굴하고 양성하는 버클리 음대가 있다. 일반인들에게 유명 사립 음악대학으로 인식된 이 대학은 재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지역의 저소득층 또는 학교 부적응 청소년을 위한 재능기부가 이루어지는 것으로 유명하다.
버클리 음대는 존슨 재단과 함께 버클리시티 음악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데, 보스턴 지역의 어려운 환경 속에 있는 청소년들에게 음악을 통해 삶의 기쁨을 느끼게 하고 꿈을 발견할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교육은 개인레슨, 합주, 앙상블, 대학 정규과정의 커리큘럼의 전문성을 도입해 진행한다. BCM 프로그램은 학생들에게 단순히 음악적 기술만을 습득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삶에서 진정한 옳음이 무엇인지를 깨우쳐주고 마인드 수업과 다양한 문화를 배우는 다문화 수업 등을 제공한다. 대학의 음악과 관련된 행사에 참석하게 해 직접 참여할 기회를 제공하는 등 청소년들이 버클리 음악 대학의 구성원으로 생각하도록 한다.
우리가 이 사례를 통해 주목해야 할 것은 이 대학에서는 멘토링 프로그램에 투자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 대학에서는 청소년을 위해 교육을 맡은 교수에 대해 지원을 해주고 있다. 청소년들이 사회의 생산적인 일원이 될 수 있도록 개개인마다 다른 격려와 교육방법으로 잠재된 능력을 발굴하고 사회에 접근하는 방법을 가르쳐주는 것을 교육의 목표로 삼고 있다. BCM 프로그램을 통해 선발된 우수한 청소년들의 경우, 버클리 음대의 대표적인 프로그램 중 하나인 'Five-Week 여름 공연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준다. 이 청소년들은 매주 토요일 음악 교육을 받으며, 오디션을 통한 장학금 획득의 기회도 얻게 된다. 또한, 5주 교육 과정 후에는 여름에 개최되는 공연에도 참가할 수 있기 때문에 음악 교육과 공연을 모두 경험할 수 있는 혜택을 받게 되니 청소년들에게는 이 프로그램이 꿈이 아닐 수가 없다. 지금 청소년들에게 인기있는 TV프로그램 가운데 슈퍼스타K 또는 유사한 서바이벌 팝 경연프로그램이다.
그런데 이 프로그램의 출연자 대부분이 청소년들이고 또 객석의 응원자 역시 90% 이상이 청소년들이다. 한가지 느낄 수 있는 점은 오늘날의 청소년들은 그들만이 느끼고 공감하고 성취하고픈 미래가 있다는 점이다. 그런데 우리 기성인들이 그들의 판단에 이해가 부족한 것 같다. 우리 어릴 적만 해도 만화를 보면 공부는 안 하고 만화만 본다고 부모님께 꾸지람을 들었고 영화 한 편이라도 보고 오는 날에는 들킬까 봐 오금을 펴지도 못했다. 춤? 모범학생이 할 짓이 아니었다. 가요와 연극에 관심을 보이면 딴따라 되려고 하느냐며 집안 망신을 운운했다. 그러나 지금은 어떠한가? 애니메이션, 공연음반 등이 모두가 엄청난 문화산업이요 문화콘텐츠가 되지 않았는가?
우리가 청소년문제에 대해 그 심각함을 문제로 삼기 이전에 그들의 문화에 대한 이해와 배려와 방법론을 먼저 고심해야 할 것이다. 평송청소년 수련원과 같은 시설 좋은 문화공간을 활용하고 또 대학기관이나 전문예술단체의 도움을 받아 재능기부를 기본으로 해 청소년들의 기호문화로서 학교 부적응 청소년들을 위한 대안학교로서의 기능을 가지고 배움의 기회를 제공해주면 어떨까? 시와 관계기관에 제안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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