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빼서 기초연금 충당 방침에… “그만낼래” 대전 하루 35명 탈퇴

잇단 문의속 전문가 “신중한 해지” 당부

#1. 국민연금 임의가입자 주부 정모(58)씨는 요즘 깊은 고민에 빠졌다. 노후의 안정적인 생활을 위해 몇 년 전부터 국민연금에 가입했지만,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기초연금 도입 방침 세워 국민연금에 가입하지 않아도 만 65세 이상이 되면 기초연금으로 20만원을 지급한다는 방침을 내놨기 때문이다.

#2. 54년생인 박모씨는 조기연금 신청에 고민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만 60세에 지급하던 국민연금이 올해부터 만 61세로 변경됐기 때문이다. 주변 친구들은 이미 조기연금을 신청해 올해부터 매달 연금을 받고 있지만, 내년이면 친구들보다 좀 더 많은 연금을 받는다는 생각에 연금을 신청하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기초연금 도입과 관련된 내용이 언론을 통해 나오면서 깊은 고민에 빠졌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대선공약인 기초연금 도입과 관련해 국민연금 가입자들의 탈퇴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실제 지역 국민연금 임의가입자의 탈퇴도 늘고 있다.

18일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지난 1월 지역 국민연금 임의가입자 탈퇴 건수는 763건으로 지난해 12월 496명보다 267건 늘었다. 하루 평균 25건이었던 탈퇴 건수가 한달 만에 10명 늘어난 35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최근 대통령 인수위가 기초연금을 국민연금 재원으로 보험료 일부를 전용하는 방안을 내놓으면서 국민연금 임의가입자 탈퇴가 늘어난 것이다.

국민연금 가입자들은 국민연금에 가입하지 않더라도 기초연금을 통해 노후에 연금을 받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 탈퇴를 하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국민연금 임의가입자 정모씨는 “노후의 안정적인 생활을 위해 매월 연금을 넣고 있는데, 기초연금 가입자와 비슷한 수준의 연금을 받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나는 것 같다”며 “앞으로 2년더 연금을 넣어야 되는데 탈퇴하고 65세에 기초연금을 받는 것이 더 나은 것 같아 신중하게 고민하고 있다”고 심정을 전했다.

하지만, 국민연금 탈퇴에 대해 관계자들은 신중하게 결정해야 된다고 조언한다.

실제 대통령 인수위가 기초연금 수급자와 국민연금 가입자의 형평성을 고려해 A, B, C, D 그룹으로 분류해 연금 지급을 계획하고 있어 섣부른 탈퇴는 도움이 되지 않아서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인수위 발표에 따르면 국민연금을 받지 않고 기초연금만 받는 사람에게 20만원의 연금을, 국민연금을 수령과 하위 70%에 대해 14만~18만5000원, 국민연금 수령과 상위 30% 5만~10만원, 국민연금에 가입하지 않은 상위 30%에 5만원을 지급 계획을 가지고 있다”며 “이는 하위 70% 가입자에게 국민연금을 일정부분 수령하고 기초연금을 받을 경우 노후에 더 안정적인 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며, 국민연금 탈퇴에 대해 신중해야 된다”며 다시한 번 강조했다.

박병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