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민성방광, 갑작스레 소변이 마렵고 참을 수 없다면 의심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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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민성방광, 갑작스레 소변이 마렵고 참을 수 없다면 의심해야

1초도 참을 수 없어… 절박한 배뇨의 고통 3~6개월 꾸준한 약물치료땐 방광 기능 회복

  • 승인 2013-02-18 14:18
  • 신문게재 2013-02-19 11면
  • 김민영 기자김민영 기자
[건강하게 사는 법]과민성방광

회사원 정모(41ㆍ여)씨는 최근 들어 새벽마다 소변을 보기위해 여러 번 잠에서 깬다. 수분섭취가 많아서 그러겠거니 생각하고 음료나 물을 적게 마셔보기도 하고, 자기 전에는 수박 등 과일도 안먹어 보았지만 증상은 오히려 점점 심해졌다. 요의를 참지 못해 회의 중에도 화장실을 들락거리게 되었고, 회식자리에서도 안절부절 못해 결국 주위사람들과의 저녁 약속도 꺼리게 됐다. 결국 병원을 찾은 정씨는 과민성방광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과민성 방광질환은 병원치료와 올바른 생활습관 병행으로 극복이 가능하다. 과민성방광에 대해 건앙대병원 비뇨기과 김홍욱 교수의 도움말로 자세히 알아보자. <편집자 주>

▲건양대 비뇨기과 김홍욱 교수
▲건양대 비뇨기과 김홍욱 교수
▲과민성 방광 빠른 치료가 급선무=다른 사람보다 자주 화장실을 찾고 갑자기 소변이 마려우면서 참을 수 없으면 과민성 방광을 의심해보아야 한다. 주로 고령층에서 자연적인 노화현상으로 알려져 있던 과민성방광이 최근에는 스트레스가 많은 20~30대에서도 많이 발생하고 있으며 특히 여성에서 많이 나타난다.

생명에 지장을 주는 질환은 아니지만 수치심으로 인해 사람 만나기를 기피하고, 야간 빈뇨에 따른 수면부족, 잦은 화장실 출입으로 인한 업무방해, 성생활기피, 위생문제 등 일상생활과 사회생활에 많은 제약이 있어 삶의 질을 저하시킨다. 또한 장거리여행은 꿈도 못 꾸고, 스트레스 유발과 우울증 등을 겪게돼 빨리 치료하는 것이 좋다.

소변을 하루 8회이상 보는 '빈뇨', 소변이 마려우면 참지 못하는 '절박뇨', 밤에 소변을 보기위해 1회이상 일어나는 '야간 빈뇨', 소변이 마려우면 참지 못하고 소변이 나오는 '절박성요실금'이 여기에 속한다. 또 수술, 출산으로 인한 신경손상, 뇌졸중, 뇌종양, 파킨슨씨병 등 신경계이상이 있거나 전립선비대증, 요도협착 등의 질환이 있을 때 발병할 수 있다.

▲과민성방광의 치료=과민성방광의 근본적인 치료는 방광기능을 정상적으로 회복시키고 나쁜 배뇨습관을 고쳐야 치료된다. 보통 3~6개월 이상 꾸준히 치료해야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다. 과민성방광 환자에게 가장 흔히 사용되는 치료법은 약물요법이다. 방광의 감각을 둔하게 해주는 항콜린제가 주로 사용되지만, 구강건조나 변비 등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어 반드시 전문의와 상의해야한다. 생활요법 병행시 효과가 더 좋다.

생활요법은 케겔운동, 배뇨훈련, 수분섭취가 '3대 수칙'이다. 한 번에 10초씩 항문에 힘을 줬다가 빼는 케겔운동을 수시로 반복하고, 배뇨일지를 기록하면서 스스로 소변이 마려운 증상을 참아 배뇨간격을 조금씩 늘려가는 배뇨훈련을 시행한다.

처음 일주일 동안은 1시간 간격으로 소변을 본 다음 1주일 단위로 30분씩 늘려 배뇨 간격이 4시간이 될 때까지 실시한다.

낮에는 2~3시간에 한 번씩 일정한 시각을 정해두고, 소변이 마려워도 참았다가 그 때만 본다. 땀으로 수분 배출이 많아지는 여름에는 소변 색깔이 투명한 옅은 갈색이 될 정도로 물을 마셔야 한다. 수분이 몸에서 빠져나가는데 물을 안 마시면 소변 농도가 짙어져서 방광이 더 자극받기 때문이다. 또 변비가 있으면 직장의 딱딱한 변이 방광을 눌러 증상을 악화시키므로, 변비를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한다.

방광을 자극하는 음식(술, 탄산음료, 카페인함유제품, 신 주스, 초콜릿, 꿀, 설탕, 커피, 차, 우유, 매운 음식, 인공 감미류)음식이나 이뇨효과로 소변을 자주 보게하는 음식의 섭취를 줄인다. 체중조절과 금연은 필수다.

과민성방광 환자는 약물요법으로 대부분 호전된다. 하지만 약물치료로 효과가 없는 경우 수압을 이용한 방광 확장, 신경차단 및 방광성형술 등의 수술도 시행할 수 있다.

▲과민성방광vs요실금vs방광염=소변을 참지 못한다는 점 때문에 과민성방광과 요실금, 방광염을 헷갈려 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국제요실금학회 정의에 따르면 요실금은 자신의 의지와 무관하게 오줌이 새는 배뇨이상으로 사회적 활동 또는 위생상의 문제를 일으키는 질환이다. 발병 원인에 따라 기침을 하거나 웃을 때 하복부에 압력이 가해져 실금하는 복압성 요실금과 소변이 자꾸 마렵거나 마려울 때 참지 못하고 실금하는 절박성 요실금, 복압성과 절박성이 함께 나타나는 혼합성 요실금으로 나뉜다. 과민성방광은 소변이 갑자기 마렵고 이를 참을 수 없는 요절박 증상이 있는 경우를 말한다.

대개 빈뇨 및 야간 빈뇨가 동반되고 약 5분의 1에서는 절박성요실금이 발생한다. 즉 요실금 중 혼합성 요실금은 과민성 방광의 한 증상이다.

방광염은 방광에 나타나는 염증으로 주로 세균감염에 의해 생긴다. 방광염에 걸리면 소변 횟수가 늘어나고 소변을 참을 수 없는 등 과민성방광과 비슷한 증세가 나타난다. 방광염은 이러한 증세에 배뇨통이 있거나 소변에 피가 섞여 나오는 경우를 일컫는다.

전립선염과 마찬가지로 정확한 판단을 위해서는 소변검사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방광염은 항생제를 복용함으로써 치료할 수 있다. 항생제 복용 후에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으면 과민성방광을 의심해볼 수 있다. 실제 과민성방광 환자임에도 불구하고 수십 년간 방광염으로 오인, 항생제만 복용한 환자도 보고되고 있다.

건양대병원 김홍욱 교수는 “과민성방광은 전 세계적으로 수백만 명의 사람들이 앓고 있는 질환이다. 유병률은 높지만 대부분의 환자들은 의학적인 도움을 구하려 하지 않고, 또한 치료가 가능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최근 들어 학술적으로나 언론을 통해 과민성방광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고는 있으나 아직까지도 덜 알려진 상태다. 본인의 방광신경이 예민한 것으로 느껴진다면 가까운 비뇨기과를 찾아 정확한 진단 및 치료를 받고 보다 활기찬 삶을 살도록 하자”고 조언했다.

김민영 기자 minye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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