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부터 불거졌던 신용카드 무이자 할부 서비스가 18일부터 다시 중단됨에 따라 소비자들의 반발이 터져 나오고 있다.
한푼이라도 부담을 덜려는 소비자들이 서둘러 장을 보는 바람에 대형마트 등에는 주말 고객이 평소보다 몰렸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카드사와 유통업체간 무이자 할부 서비스 마케팅 비용 부담을 놓고 줄다리기를 하면서 이견을 좁히지 못해 무이자 할부 서비스가 18일부터 다시 중단된다.
카드사는 올해 초에도 무이자 할부 서비스를 중단했다가 비난 여론의 뭇매를 맞자 재개한 바 있다.
다만, 대형마트의 경우 업체별로 일부 카드에 대해 오는 28일까지 3개월 무이자 할부 서비스를 이어가고, 제휴카드와 무이자 할부 혜택이 탑재된 카드는 서비스가 가능하다.
백화점도 일반 신용카드는 무이자 할부 서비스가 중단되지만 자사 제휴카드는 그대로 유지된다.
이처럼 카드사와 유통업계의 싸움에 직격탄을 맞는 것은 소비자.
경기침체와 물가 고공행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어 부담이 더욱 가중되는 것이다.
소비자들은 카드사와 유통업계에 불만을 감추지 않고 있다. 소비자들을 볼모로 자신들의 이윤 챙기기에만 급급하다는 이유에서다.
주부 김모(49)씨는 “그동안 아낄 것은 최대한 아끼면서도 무이자 할부 서비스로 소비 계획을 세워 지출했지만 이제는 이마저도 안 되겠다”며 유통업계와 카드사에 불만을 표출했다.
이에 대해 대형마트 한 관계자는 “소비자들의 불편과 반발이 제기되고 있지만 본사 차원에서 진행되는 일이어서 답변하기 곤란하다”고 말을 아꼈다.
사정이 이렇게 되자 지난 16일과 17일 대형마트 등에는 주말 고객이 평소보다 몰리면서 일대 교통 혼잡도 극심하게 빚어졌다.
직장인 염모(31)씨는 “무이자 할부 서비스 중단 소식에 평소보다 장을 더 많이 본 것 같다”며 “카드사와 대형마트는 대부분 대기업인데 자신들의 이익이 줄어든다고 소비자들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백화점은 대형마트에 비해 소비자들의 불편이 그나마 덜할 전망이다.
대부분 자체 발급하는 백화점 제휴카드 이용 고객이 많기 때문이다.
백화점 한 관계자는 “백화점마다 자사 제휴카드를 발급해 무이자 할부 서비스를 제공하고, 이용 고객 또한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며 “다만, 매출이 감소하는 상황에서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영록 기자 idolnamba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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