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염홍철 대전시장 |
우리시와 삿포로시는 2년 전부터 상대도시의 축제에 시민방문단을 상호 비슷한 규모로 보내고 있다. 자매도시 교류협력의 일환이다. 필자의 이번 방문 또한 지난해 삿포로 시민방문단이 '푸드 앤 와인 페스티벌'과 '효 문화 뿌리축제' 참관을 위해 대전을 찾은 데 대한 답방 차원에서 이뤄졌다. 삿포로 눈축제는 브라질 리우의 삼바축제(카니발), 독일 뮌헨의 맥주축제(옥토버 페스트)와 더불어 세계 3대 축제의 하나로 불린다. 축제가 열리는 7일 동안 200만 명이 넘는 관광객이 삿포로를 찾는다. 삿포로의 연간 강설량은 630cm, 그리고 이 눈을 치우는 데 들어가는 비용만 무려 1800억 원에 달한다. '눈'이 삿포로의 가장 큰 골칫덩어리가 아닐 수 없다. 그런데 그 '눈'을 축제의 소재로 승화시켰다. 대단한 역발상이 아닐 수 없다.
이번 삿포로 방문을 계기로 '축제'의 진정한 가치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됐다. 네덜란드의 역사학자 하워징아는 인간을 '호모 루덴스', 즉 '유희하는 인간'으로 정의했다. 그리고 자신의 저서에서 “인간의 유희적 본성이 문화적으로 표현된 것이 축제”라고 강조했다. 즉, 인간은 본질적으로 즐거움을 추구하는 존재이며, 즐거움을 위해 축제를 만들었다는 것이다. 따라서 '축제=즐거움'이라고 정의해도 좋을 것이다. 그런데 축제의 가치는 '즐거움을 주는 것'에만 그치지 않는다. 축제는 많은 경제적 효과 또한 창출한다. '에든버러 축제'가 대표적인 예다.
영국 스코틀랜드의 수도인 에든버러는 특별히 내세울 것 없는 인구 45만 명의 중소도시다. 하지만 이곳에서는 연중 축제가 열린다. 축제를 즐기러 에든버러를 찾는 관광객이 연간 1200만 명에 달하며, 여기서 창출되는 경제적 효과도 자그마치 27조 원에 이른다.
이제 축제는 단순히 먹고, 즐기는 차원을 넘어 새로운 성장 동력 산업으로 당당히 자리 매김하였다. 우리시가 축제에 많은 관심과 열정을 쏟는 이유다.
지난해 우리 대전에서는 크고 작은 많은 축제가 열렸다. 축제를 통해 시민들은 즐거움 속에 더 화합할 수 있었고, 대전의 브랜드 가치도 높아졌다. 축제가 가져온 경제적 효과 또한 결코 작지 않았다.
지난해 처음 개최한 '대전국제푸드 앤 와인페스티벌'의 경우, 외지인 13만여 명(외국인 1만여 명) 등 모두 35만여명이 함께 했고, 경제적 파급효과도 400억여 원에 달했다. 첫 술에 배부를 수 없듯이, 개선할 점도 많았지만, 나름대로 성공한 축제였다고 자평한다. 축제를 지원한 베를린 와인 트로피의 페터 안토니 대표 등 해외 전문가들도 “매우 성공했으며, 앞으로도 발전가능성이 높은 축제”로 호평했다.
사람과 돈이 모이고, 그로 인해 일자리가 넘쳐나는 도시! 우리시가 그리는 대전의 현재와 미래의 모습이다. 축제는 사람을 모으고, 돈을 모으는 새로운 경제성장 동력이 되기에 충분하다.
최근 우리시는 축제육성위원회를 열고 9개 축제를 대전의 대표축제 및 우수축제, 그리고 유망축제로 선정ㆍ발표했다.
대전푸드 앤 와인페스티벌, 대전뿌리문화축제, 유성온천문화축제가 대표축제로, 계족산맨발축제, 견우직녀축제, 사이언스페스티벌이 우수축제로 선정됐다. 그리고 프리 페스티벌, 금강 로하스 축제, 아줌마 대축제는 유망축제로 뽑혔다. 앞으로 시에서는 이들 축제를 세계인이 찾는 명품축제, 그리고 지역경제 활성화에 불을 지피는 돈 버는 축제로 적극 육성할 계획이다.
“내게 기다려지는 것이 있다면 계절이 바뀌는 것이요, 희망이 있다면 봄을 다시 보는 것이다.” 피천득 시인의 '조춘(早春)'이라는 수필의 첫머리다.
오늘이 절기상 우수(雨水)다. 이제 봄도 멀지 않았다. 꽃과 축제의 계절 봄을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리며, 축제를 통해 시민 여러분께 더 큰 행복을 선사하리라 새삼 다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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