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흔녀'(흔한 여자)를 위한 최강의 연애비법. 존재감 없던 국민흔녀가 국민훈녀로 거듭 난다.
우유부단한 성격 탓에 온갖 궂은 일을 도맡아 하는 CF 조감독 최보나. 제대로 된 연애를 해본 기억조차 가물가물하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남자사용설명서' 비디오테이프를 만나게 되고 반신반의하며 비디오 테이프 속 Dr. 스왈스키의 지시를 따라 한다. Dr. 스왈스키의 비법은 3~5초 동안 남자를 바라본다, 치아 6개가 보이도록 웃는다. 자연스러운 눈빛으로 미소를 짓는다 등등. 그리고 거짓말처럼 한류 톱스타 이승재의 마음까지 흔들어 놓게 되는데….
이시영과 오정세의 만남이 감칠맛난다. 영화 '커플즈' '쩨쩨한 로맨스'에서 찌질남으로 활약했던 오정세는 이 시대 최고의 한류 톱스타이자, 허세로 가득한 이승재 역을 맡아 이미지 변신에 도전했다. 오정세는 첫 주연작이기도 한 이 영화에서 잘나가는 스타지만 찌질하기도 한 '이승재'를 맞춤옷처럼 소화했다는 호평을 받고 있다.
권투선수로도 이름을 알리고 있는 이시영의 연기도 볼만하다. 연애에 미숙한 최보나, 연애의 기술을 조금씩 알아가는 최보나, 멋지게 변한 최보나 등 '단계별 최보나'를 연기하는 이시영의 모습을 지켜보는 재미가 있다.
'실버라이닝'은 구름의 밝은 가장자리, 한줄기 빛나는 희망을 뜻한다고 한다. '밝은 희망을 위해 펼치는 미친 남녀의 사랑이야기'이라고 할까. 남들이 '미쳤다'고 생각하는 팻과 티파니. 팻은 사랑의 배신으로 미쳤다. 아내의 외도를 목격하고 한 순간 감정이 폭발해 아내, 직장, 집은 물론 정신까지 잃게됐다. 8개월의 병원 생활 후 인생을 되찾기 위해 고군분투 노력 중이다. 티파니는 남편의 죽음 이후 외로움 때문에 회사 내 모든 직원들과 관계를 맺은 인물. 저돌적이고 내숭 없는 애정 표현으로 티파니는 팻의 인생에 뛰어든다.
정신병을 이겨내기 위해 매일같이 달리는 팻의 조깅코스에 어김없이 나타나는 티파니. 티파니가 보이지 않자 그녀를 찾는 팻. 티파니는 팻에게 '헤어진 아내와의 재결합을 도와주는 대신 자신과 함께 댄스 대회에 참가'하자는 제안을 하고 두 남녀는 댄스대회를 준비하며 조금씩 마음을 맞춰간다.
할리우드에서 가장 섹시한 남자 브래들리 쿠퍼와 '엑스맨:퍼스트 클래스'의 제니퍼 로렌스가 15살의 나이 차이에도 불구하고 한쌍의 커플로, 제법 어울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티파니' 역을 강력하게 원했던 안젤리나 졸리를 제치고, 선택된 제니퍼 로렌스의 연기가 찰지고 매력있다.
작품성도 인정받아 제니퍼 로렌스가 골든글로브 여우주연상을 수상했으며 올해 아카데미에서도 로맨틱코미디로서는 드물게 작품상, 감독상, 남녀주연상, 남녀조연상, 각색상, 편집상까지 총 8개 주요 부문에 후보로 올랐다. 남자 주인공 브래들리 쿠퍼는 미국 드라마 '섹스 앤 더 시티'로 한국팬들에게 알려졌다. 영화 '행오버'로 주목을 받았고 미국 피플지가 선정한 2011 세계에서 가장 섹시한 남성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로맨틱 코미디'라는 옷을 입었지만, '성장영화'와도 같은 느낌. 무료 시사회 관객들은 '기대 이상으로 재미있다'는 평이지만 돈 내고 본다면 다소 '속 시원한' 한방이 없는 것처럼 느껴질듯도 하다. '웃으며 찡했다면 당신은 이상한 사람, 그런데 나도 그랬어' 씨네 21의 20자평도 눈에 띈다.
김의화 기자 Apr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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