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향이야기]천의무봉(天衣無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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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향이야기]천의무봉(天衣無縫)

시ㆍ글의 내용이 지극히 아름답고 매끄러워 손질 할 필요가 없다

  • 승인 2013-02-06 14:19
  • 신문게재 2013-02-07 11면
  • 박일규 대전둔산초 교장박일규 대전둔산초 교장
▲박일규 대전둔산초 교장·前충남서예가협회장
▲박일규 대전둔산초 교장·前충남서예가협회장
어느 무더운 여름 날 곽한이라는 사람이 더위를 참지 못하여 마당으로 내려와 평상에 누었다. 그때 별안간 하늘에 떠 있는 별 하나가 내려와 사뿐히 그의 곁에 앉았다. 곽한(郭翰)은 의심이 가득한 눈빛으로 갑자기 나타난 물체를 유심히 살펴보고 있었다. 그것은 별이 아니라 하늘에서 내려온 선녀 같은 아름다운 여인이었다.

▲천의무봉
▲천의무봉
천상의 선녀가 인간계의 청년 곽한을 사랑하여 천제(天帝)의 허락을 얻어 밤이면 밤마다 지상(地上)으로 내려왔다. 그런데 칠석(七夕)일에 직녀(織女ㆍ天女)는 오지 않았다. 그리고 4~5일이 지나서야 찾아왔다.

“어땠습니까? 견우님과의 상봉은 즐거우셨나요?” 곽한의 말에 직녀가 웃으면서 대답(對答)했다. “천상은 여기와는 다릅니다. 천상에서는 마음과 마음이 서로 통하는 것이 정교(情交)이며, 이 세상(世上)의 정교와는 다른 겁니다. 질투는 그만 두십시오.”

“그렇지만 오랫동안 발길을 끊었지 않습니까?” “천상의 하룻밤은 이 세상(世上)의 5일에 해당되는 겁니다.”

그녀는 그날 밤, 그를 위해 천상의 요리를 가져왔는데, 모두 이 세상(世上)에는 없는 것뿐이었다. 또 그녀의 옷을 보니 어디에도 솔기라곤 눈에 띄지 않았다. 이상히 여겨 물어 보니, 그녀가 말했다.

“천상의 옷은 원래 바늘이나 실로 바느질하는 것이 아닙니다.”

곽한은 뚫어지게 선녀의 옷을 살펴보았으나 실로 꿰맨 자국은 어느 곳에도 없었다. 하늘에서는 옷을 짤 때 이미 몸에 맞도록 만들어 나오는 것입니다.

선녀가 잠자리에 들 때에는 그녀의 몸에서 자동적으로 옷이 벗겨 나가고 자리에서 일어나게 되면 다시 몸에 와 입혀지는 것이었다. 그 후 1년여를 곽한과 함께 지내던 선녀는 하늘로 되 올라 가고 말았다. 그 뒤 그는 어느 여자를 보아도 도무지 마음이 움직이지 않았다.

여기에서 비롯되어 어떤 작품(作品)이 기교 없이 훌륭하게 만들어졌을 때, 또 아름답고 깨끗하게 행동(行動)하는 사람을 '천의무봉(天衣無縫)'이라고 한다. 우리도 자기 적성에 맞는 일들을 실천해 천의무봉 직함과 명예를 얻는 자랑스러운 대한인이 되어보자.

박일규 대전둔산초 교장·前충남서예가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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