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대전의 한 4년제 대학을 졸업하고 현재까지 구직활동을 하고 있다는 이모(28·남)씨는 최근들어 취업에 대한 부담이 더욱 커지고 있다고 고개를 떨궜다.
졸업시즌을 맞아 대학생들이 고용시장으로 대거 몰려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공사 등 대기업에 취업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는 이씨는 “학교 졸업과 함께 취업과 관련해 많은 고민을 하면서 준비를 해 왔다”며 “경기불황에 졸업시즌까지 겹쳐 청년 구직자들의 취업문은 더욱 좁아지고 있다”고 걱정했다.
졸업을 앞둔 학생들이 고용시장에 몰리면서, 지역 청년 실업자들의 설 자리가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 더욱이 장기적인 경기침체 등을 이유로 기업들이 고용인원을 감축하고 있는 추세로, 청년층의 취업난은 더욱 가중될 전망이다.
5일 대전고용센터 및 충청지방통계청 등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대전과 충남지역의 실업률은 각각 3.3%, 1.9%를 기록하며 비교적 안정세를 찾고 있는 반면, 청년층(15~29세) 실업률의 경우 대전이 6.8%, 충남이 4.1%를 기록해 여전히 높게 나타나고 있다.
실업자 수의 경우 4분기 기준 대전이 2만5000명, 충남이 2만명으로 조사됐고, 청년실업자는 대전과 충남이 각각 9000명과 7000명으로 파악돼, 청년실업자가 전체 실업자 수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특히, 대전지역의 4분기 남자 청년층 실업률의 경우 무려 8.9%로 남자 전체 실업률(3.7%) 평균을 2배 이상 크게 웃돌며, 심각성을 더했다.
이처럼 청년실업자들이 지역에서 구직활동을 하고 있는 가운데, 대전·충남지역 38개 대학에서 이달 졸업자만 약 7만여명이 배출될 예정이어서, 향후 청년실업은 더욱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상황이 이런데도 지역 중소기업들은 하나같이 구인난을 호소하고 있다.
대덕밸리 내 중견제조업체 인사담당자 A씨는 최근 구인난을 겪고 있다면서 “지방에 있는 중소기업의 급여가 적은 것도 젊은 구직자들이 외면하는 이유 중 하나일 것”이라며 “경기불황으로 고용시장이 활기를 띠지 못하는 상황에서 중소기업에서도 자신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생각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대전고용센터 관계자는 “겨울철로 인한 계절적인 요인 등으로 올해 봄까지는 청년실업률이 계속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지역 영세사업장의 인력부족률은 대기업보다 크게 높은 수준으로, 구인·구직자들의 고용일치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전규 기자 jk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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