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은 도무지 오르지 않고, 눈은 또 왜 그렇게 많이 자주 오는지 정신적, 신체적 스트레스가 이만저만 아닙니다.”
경기불황이 장기화되면서 직격탄을 맞고 있는 유통업계 직원들의 하소연이 적지않다.
경기가 좋을 때는 몸은 힘들어도 매출 상승에 신바람을 냈지만 수년 전부터는 매출 신장률도 신통치 않고, 잦은 폭설에 제설작업은 물론이고, 고객이 몰릴 때 주차관리까지 지원 나서기 때문이다.
설상가상으로 최근에는 설 명절을 앞두고 선물세트 포장과 계산 등 판매지원까지 나서는 상황이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유통업계 특성상 눈이 내릴 경우 고객 맞이와 안전을 위해 서둘러 제설작업을 진행한다. 여기에는 직원 다수가 동원된다.
백화점은 오전 10시 30분 개장 이전에 제설작업을 마무리해야 하기 때문에 서두를 수밖에 없다.
눈이 오는 날에는 출근 시간도 당연히 빨라진다.
오전 6시부터 비상연락망을 통해 담당별 직원들이 호출되기 때문이다.
A백화점 관계자는 “올해는 폭설이 잦아 제설작업 지원에 나선 경우가 예년에 비해 2배 이상 늘은 것 같다”며 “사무실에 들어와서도 관련 업무 이외에 많은 지원업무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경기침체에 따른 매출의 역신장도 이들을 괴롭히고 있다.
투자비용이 많은 유통업계 특성상 매출 상승이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하지만 최근에는 수준 유지는 고사하고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상황이 잦기 때문이다.
점장들은 한달이면 2~3차례 서울 본사 회의에 참석하고, 부문별 팀장급은 휴무일에도 스마트폰을 활용한 매출 실적을 확인하느라 편안한 휴식은 꿈도 꾸지 못하고 있다.
최근에는 설 명절을 앞두고 특수를 기대했지만 사정은 녹록지 않다.
설 선물세트 판매를 시작한 지난달 말에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이 눈에 띄게 상승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상승세가 꺾이고 있는 것이다.
경기침체 영향을 덜 받는 부유층이 배송 지연 등을 우려해 미리 선물세트를 구매했지만, 중산층들의 선물세트 구매율이 급격하게 떨어져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중산층의 선물세트 구매율은 예년의 60~70% 수준에 못 미치고, 단가 또한 절반 가까이 낮아진 실정이다.
B백화점 팀장급 한 관계자는 “각종 지원업무에 대한 신체적 피로는 이겨낼 수 있지만 매출 감소에 대한 돌파구는 도무지 보이지 않아 답답하다”며 “요즘에는 하루하루 무사히 보내는 것만으로도 감사할 따름이다”고 말했다.
이영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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