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군복무 중 휴가를 나온 조상연 학생(좌)이 지도교수인 박용근 교수(우)와 함께 자신이 연구하던 실험실에서 앞으로의 연구 방향에 대해서 의견을 나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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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총장 서남표) 물리학과 박용근(33, 교신저자) 교수가 주도하고 조상연(제1저자) 학생이 참여한 연구 결과가 세계적인 과학저널 네이처(Nature)가 발행하는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 4일 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지난해 2월 입대 전에 셀(Cell) 자매지에 논문을 게재했던 조씨는 학부생 신분으로 세계적 학술지에 벌써 두 번째로 이름을 올렸다. 조씨는 현재 의용소방대에서 군 복무 중이다.
조 씨의 아이디어로 시작된 이번 연구는 수십만 원대의 중ㆍ고 생물실험에 사용되는 현미경을 가지고도 우리나라에 몇 대 없는 수억 원대 초고해상도 현미경 수준으로 관찰할 수 있는 혁신적인 기술이다.
지름이 250nm(나노미터)의 크기가 한 개의 점으로만 보이는 기존의 광학현미경으로는 세포의 형태만 관찰할 수 있지만 조씨의 아이디어를 계기로 확보한 기술을 활용하면 30nm 크기까지 관찰할 수 있다.
세포의 자세한 구조는 물론 바이러스나 단백질의 존재 여부도 확인할 수 있다.
무엇보다 관찰하고자 하는 물체와 에너지가 상호작용하는 물질을 첨가하면 초고해상도 영상을 얻을 수 있어 즉시 상용화 가능하다.
현재 이 기술은 KAIST 생명과학과는 물론 서울대 생리학과에서도 실험에 이용하기 위해 협의 중이어서 앞으로도 생물학과 화학, 그리고 의학 분야 등 각 연구에 폭넓게 응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조 씨는 “늦은 밤 연구실에서 실험하고 기숙사로 돌아오는 길에 자동센서 가로등을 보고 물리학 시간에 배운 형광 공명 에너지 전이 현상을 떠올렸다”며 “이 기술은 기존에 보지 못했던 많은 생명현상을 관찰하고 연구하는 데 큰 힘을 실어줄 것”
박용근 교수 또한 “굳이 비싸고 복잡한 초고해상도 현미경을 구입할 필요 없이 기존 광학현미경을 가지고도 누구나 쉽게 초고해상도 영상을 획득할 수 있다”며 “이번 연구는 살아있는 세포를 관찰하는 광학현미경 분야에 커다란 혁신을 몰고 올 것으로 예상 된다”고 강조했다.
권은남 기자 sil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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