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기존 주소와 함께 쓰이는 도로명 주소에 대해 행정안전부의 도움을 받아 정확하게 살펴본다. <편집자 주>
▲도로명 주소란= 주소는 사람이나 법인 등의 생활(활동)의 근거가 되는 장소를 말한다. 생활의 근거가 되는 장소는 사람이 거주하는 주택이나 회사가 있는 빌딩 등을 말하는 것으로, 건물의 소재가 그 주요한 대상이다.
토지에는 토지번호인 지번이 있듯이, 주소란 건물에 부여하는 명칭을 말한다.
여기에서 도로명 주소란, 국민은 물론 외국인들도 위치 찾기가 편리하게 하기 위해 도로마다 이름을 부여하고, 건물에는 도로를 따라 체계적으로 건물번호를 부여해 도로명과 건물번호로 구성된 주소체계를 말한다.
그동안 우리가 사용해 왔던 토지번호(지번)는 토지를 부를 때 사용하고, 도로명주소는 건물을 부를 때 사용하게 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대전시청의 경우 예전 주소는 ‘대전 서구 둔산동 1420’이지만 도로명 새주소로 전환하면 ‘대전 서구 둔산로 100’가 된다.
▲도로명 주소로 바꿔야 하는 이유는= 우리나라는 예전부터(1318년) 집중심의 주소체계를 사용해 왔다. 그러나 지난 1918년 일제가 한국인의 거주를 토지와 결부시켜서 동정을 살피기 위해 집중심 주소인 통ㆍ호를 폐지하고, 토지번호인 지번을 주소로 사용하게 됐다. 일제잔재로 그동안 사용해 온 주소를 토지의 번지에서 합리적인 건물번호로 되돌려야 한다는 명분이 있다.
지번은 빈번한 토지이동(분할·합병 등)으로 체계성이 훼손돼 주소로 사용하는 게 쉽지 않다. 이처럼 지번주소의 불완전한 위치정보 때문에 소방, 긴급구조, 범죄 출동 등 응급을 요하는 서비스가 원활히 이루어지지 못해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데 문제가 발생하기도 한다.
일본과 한국을 제외한 모든 OECD국가와 대부분의 개도국에서도 도로명과 건물번호에 기반한 도로명 주소체계를 갖고 있다. 지번주소는 국제표준에 맞지 않으며 한국의 세계화에도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얘기다.
물류혁신 및 유비쿼터스사회 실현을 촉진하기 위해서는 그에 맞는 위치정보 인프라가 구축돼야 된다. 이를 위해 도로명에 기반한 도로명주소로 주소체계를 전환할 필요성이 있다.
▲도로명 주소의 구성은= 도로명주소는 종전의 지번주소 중에서 ‘동ㆍ리와 지번’을 삭제하고, ‘도로명과 건물번호’로 이를 대체해 구성된다.
국민에게 익숙한 동(洞)과 공동주택(아파트단지 등)에 대해 기존 동ㆍ리 및 지번을 일시에 없앨 경우에 불편이 예사되기 때문에 국민이 도로명주소 체계에 익숙해질 때까지는 법정동과 공동주택(아파트단지 등) 명칭을 참고항목으로 도로명주소 끝의 괄호 속에 표기하고 있다.
▲도로명 주소와 기존 주소 사용은= 주민이 도로명주소를 사용할 수 있는 시기는 해당 시장ㆍ군수ㆍ구청장에게서 새롭게 부여된 도로명주소를 고지 받고, 해당 고지서에 기재된 고시일부터 법적주소로 사용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토지번호인 지번은 토지를 관리하는데(토지대장 등) 앞으로도 계속 사용되지만 주소로는 더이상 사용되지 않는다. 주소개편 시기에 병행해서 사용된다.
법적주소가 아닌 생활 속에서 지번을 주소로 사용하는 것까지 현실적으로는 막을 수는 없다. 하지만 최단기간 내 주소개편이 완료돼야 국민적 혼란이 최소화된다.
▲도로명은 어떻게 설정되나= 도로명은 지명, 지역적 특성, 역사성, 위치 예측성, 연속성과 지역주민의 의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시ㆍ군ㆍ구청의 ‘도로명주소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시ㆍ군ㆍ구청장이 정한다.
도로가 2개 이상의 시ㆍ군에 걸치는 경우와 2개 이상의 시ㆍ도에 걸쳐있는 경우는 각각 시ㆍ도지사 또는 행정안전부장관이 결정한다.
또 주민의견을 수렴해 결정된 도로명은 고시된 날부터 3년 이내에는 변경할 수가 없다.
해당 시장ㆍ군수ㆍ구청장은 도로명 변경 신청을 받았거나 도로명주소의 활용도와 편리성 제고를 위해 도로명 변경이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경우, 도로명주소원회 심의와 해당 도로명을 주소로사용하는 자의 1/2이상의 서면 동의를 얻어 변경할 수가 있다.
대전시청 지적과 관계자는 “도로명 주소를 통해 부동산을 지칭하는 데 새로운 인식변화가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며 “보다 합리적인 도로명 주소를 통해 자신의 부동산 가치를 높일 수 있도록 앞서 도로명 주소를 생활화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이경태 기자 biggerthanseo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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