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학교 의과대학 황선욱(41) 교수와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 윌리엄 셰이퍼 교수 연구팀이 주도한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이사장 이승종)의 일반연구자지원사업 및 보건복지부의 지원으로 수행, 네이처지 온라인판 1월 31일자에 게재됐다.
황교수팀은 고농도의 짠맛을 불쾌한 맛으로 인지해 회피하도록 함으로써 소금 농도가 더 높아지지 않도록 하는데 TMC-1이 관여하는 것을 밝혀내 앞으로 미각과 통각 등의 새로운 메커니즘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된다.
소금은 생명유지에 필수적이나 과도할 경우 체내 이온균형이 깨어지고 고혈압 등의 질병을 일으킬 수 있어 항상성 유지가 중요하다.
하지만 소금의 농도유지와 관련해 나트륨 유무를 감지하는 수용체는 동물 종 전체에서 오직 하나만 알려져 있을 뿐이다.
연구팀은 예쁜꼬마선충을 통한 실험에서 TMC-1이 고농도의 나트륨을 감지하면 불쾌함이나 통증을 뇌신경에 전달되게 해 예쁜꼬마선충이 소금을 피하게 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TMC-1이 나트륨의 존재를 감지해 뇌신경에 전달함으로써 불쾌함 또는 통증이 근육세포까지 전달되어 회피반응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또 정상적인 예쁜꼬마선충과 달리 TMC-1 유전자가 제거된 돌연변이 예쁜꼬마선충의 경우 고농도의 소금방울로 다가가던 움직임을 멈추고 역행하는 회피행동을 하지 않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TMC-1이 특정 이온들을 선택적으로 세포 안팍으로 출입시키는 이온채널 역할을 한다는 사실도 규명했다. 이온채널은 평상시 닫혀 있다가 특정물질이나 자극에 반응해 열려 통로역할을 한다.
연구팀은 예쁜꼬마선충에서의 TMC-1 역할을 토대로 인체에서의 TMC 역할에 대한 후속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다. 이미 인체에서 일부 TMC 유전자의 돌연변이가 청각저하, 균형감각 상실, 인유두종 바이러스에 대한 저항성 감소 등과 연관있다고 보고된 바 있다.
황선욱 교수는 “본 연구는 미각(짠맛)이나 통각 외의 다양한 감각이상이나 질병원인 규명으로도 확산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TMC 단백질이 이온채널임이 규명되었으므로 TMC 돌연변이로 파괴된 이온항상성을 정상으로 회복시키는 방법이 치료법 개발이나 약물개발의 타깃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예쁜꼬마선충은 몸길이 1㎜가량의 선충류 동물로 사람과 유전적, 생화학적 특성이 닮아 생물학연구에서 모델동물로 많이 활용된다.
권은남 기자 sil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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