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발사체 사업과 관련 항우연은 한지붕 두 가족인 셈이다.
사업단은 나로호 발사 등 우주발사체를 주도했던 항우연의 지휘를 받지 않고 독자적으로 운영, 사실상 항우연과는 별도 조직이다. 정부는 2011년 계속되는 나로호 발사의 실패로 한국형발사체 사업을 항우연이 아닌 별도 조직에 맡기기 위해 사업단을 출범시켰다.
로켓을 개발할 수 있는 인력 170여 명은 항우연 소속이어서 한국형발사체 개발을 위해서는 170여 명의 항우연 소속 연구원들이 파견형식으로 사업단에 몸담는 구조로 될 수밖에 없다.
현재의 시스템이라면 우주발사체 개발을 위해 항우연의 조직 3분의 1가량을 사업단에 떼줘야 해 항우연은 항공과 인공위성 분야만 전담하고 사업단이 항우연 연구원들로 하여금 우주발사체를 개발하는 기형적인 구조가 될 수밖에 없는 형국이다.
개발 인력 대부분이 항우연 소속이고 이 나로호 개발을 통해 노하우를 쌓았지만 한국형 발사체 개발을 위해 다른 조직인 사업단의 지휘를 받는 것은 비효율적인 구조인 셈이다. 또 나로호 개발을 위해 매니저역할을 했던 전문가들은 사업단에 파견될 경우 매니저가 아닌 연구원으로 근무, 로켓 개발에도 비효율적이라는 지적마저 일고 있다.
한국형 발사체는 막대한 예산과 촉박한 일정 등 기술적인 차원을 넘어선 난제가 많아 전문성과 네트워크를 갖춰야 하지만 사업단은 인력과 예산 등 운영 면에서도 경험이 없어 효율적이지 못하다는 지적이다. 나로호 개발을 믿지 못한 정부가 항우연을 대신할 조직으로 만든 사업단은 항우연 조직분리로 인한 유기적인 연구가 어려울 것으로 보여, 이에 대한 대책이 시급하다.
출연연 관계자는 “한국형 발사체 사업이 한지붕 두 가족 형태의 항우연의 기형적 구조로 인해 효율적으로 진행될 지 의문이 든다”며 “한국형발사체 사업을 제대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사업단을 만든 정부가 어떤 식으로든 해결해야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권은남 기자 sil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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