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도로 톨게이트에서 매표원으로 일하는 헨리. 친구 이름을 대느니 하지도 않은 은행털이범이 되어 감옥에 간다. 출소한 그는 엉뚱한 생각을 하게 되는데, 이미 죗값도 치렀으니 진짜 은행을 털자는 것. 은행을 턴다고 '오션스 일레븐' 같은 하이스트 영화는 기대하지 마시길. 치밀한 계획, 액션, 놀라운 반전은 이 영화에 없다. '헨리스 크라임'은 범죄스릴러라기보다 로맨틱 코미디에 가깝다. 친구들이 턴 은행을 바라보던 헨리는 지나가는 차에 치이는데, 운전 중이던 무명 여배우 줄리와 인연을 맺는다.
은행털이를 계획하고 진행해 나가는 초반부는 그런대로 흥미롭다. 하지만 중반부를 넘어서면 심심하다. 은행털이보다는 헨리와 줄리의 애정행각에 집중한다. 영화의 힘은 인물들에게서 나온다. 무엇을 하든 어설픈 헨리와 호탕한 줄리, 말로 사람을 휘어잡는 사기꾼 맥스의 조합이 재미있다. 키아누 리브스의 '촌티' 연기가 눈길을 끈다. 굳이 정리하자면 물러 터진 보통 남자의 특별한 변화쯤 될까.
안순택 기자 soota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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