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영선 혜천대 총장 |
또한 지난해부터 국가적 이슈가 된 반값 등록금 문제로, 온 나라와 대학이 한바탕 홍역을 치르고 있다. 오늘날 대학의 현실은 어떻게 보면 교육내용이나 교육의 질 또는 인성교육, 즉 교육의 정성적인 부분이 정량적인 평가 지표나 반값 등록금에 매몰되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 싶다.
대학의 가장 큰 위기는 학령인구의 급격한 감소에서 비롯된다. 감사원의 자료에 의하면 2015년부터는 고등학교 졸업생수보다 대학입학정원이 더 많은 현상이 발생하며 2017년부터는 대학입학 연령인 18세 학령인구보다 대학입학정원이 더 많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보다 충격적인 사실은 10년 후인 2023년의 고등학교 졸업생은 40여만 명으로 지난해의 대학입학정원 57만여 명이 그대로 유지된다면 약 17만 명을 충원할 수 없게 된다. 대학과 전문대학 344곳 중에 어림잡아 100곳 정도는 문을 닫아야 한다.
학령인구의 감소에 대처하는 것도 대학으로서는 벅찬 과제인데 지난 대통령선거를 거치면서 반값 등록금문제는 교육 분야 최대의 현안이 되어 있다. 물가상승과 인건비인상 등으로 대학의 지출은 늘어나고 있지만 등록금 인상은커녕 매년 인하하거나 동결해야 하는 대학들로서는 그야말로 곤혹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대학재정 부족은 곧바로 대학교육의 질 저하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대학의 재정현황은 4년제 대학보다 훨씬 더 심각하다. 우선 등록금 자체가 4년제 대학의 70%정도로 낮은데다가 정부의 재정지원 또한 4년제 대학에 편중되어 있다. 2011년 전국대학에 대한 재정지원 예산 8조9254억원중 전문대학 지원예산은 8303억원으로 전체의 9.6%에 불과하며 나머지 90.4%인 7조 7748억원은 4년제 대학에 지원한 예산이었다.
전국 전문대학의 재학생수는 49만 여명으로 전체대학생의 31.4%에 달하지만 정부예산지원은 전체의 10%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전문대학은 지난 30여 년 간 500만 명의 전문직업인을 양성, 2011년 12월 31일 기준 전문대학의 평균취업률은 62.14%로 일반대학의 평균 57.16%에 비해 4.98% 포인트가 높다. 전문대학은 4년제 대학에 비하여 저렴한 등록금으로 학생들의 경제적인 부담을 경감하고 있으며 수업연한도 2년, 3년, 4년으로 다양하게 운영하고 있다. 또한 산업현장에 적합한 인성과 현장 밀착형 실무중심 인재를 양성하고 산업체의 요구사항이 반영된 교육과정을 편성ㆍ운영하고 있다.
4년제 대학에 비해 규모가 작아 산업 및 고용구조변화에 신축적 대응이 가능하고 최신 트렌드를 교육과정에 반영하는 맞춤형 교육이 용이한 것도 전문대학의 경쟁력이다. 전문대학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도 실용적으로 바뀌고 있다.
따라서 청년실업 100만시대의 해법은 전문대학의 현장밀착형 직업교육에서 찾아야 한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전문대학을 통해 지식기반사회에서 요구되는 산업핵심인력을 배출하고 재직자 및 성인들의 평생 직업능력 향상을 위해 고등직업교육 중심으로 위상을 강화'하겠다는 공약을 발표했다. 새 정부는 전문대학 특성화 100곳을 집중 육성하고 학위과정 및 수업연한을 다양화하며 기존전문대학중 일부를 100% 실무형 '평생직업능력선도대학(가칭)'으로 전환 육성하는 정책을 추진하게 될 것이다. 또한 청년 전문인력의 해외취업을 지원하여 전문대학의 글로벌 취업역량을 강화하는 '세계로 프로젝트'를 추진하게 된다.
나비효과(Butterfly Effect)라는 말이 있다. 나비의 날갯짓처럼 작은 변화가 폭풍우와 같은 커다란 변화를 유발시키는 현상을 말한다.
전문대학의 위기는 기업의 실무기술인력 부족 현상으로 나타나고 이는 곧 국가적 경제위기로 확산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적절한 때에 전문대학을 '고등직업교육 중심기관으로 육성'코자 하는 새 대통령의 교육공약이 신속하게 그리고 적극적으로 이행되어 국민행복시대를 열어가는 실마리가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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