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전문학관 전시실 내부 모습. 지역 문인들의 작품세계와 지역문학의 변천사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다. 손인중 기자 |
●대전문학관 개관 한달
대전 대표시인 한성기의 시 '역(驛)'의 전문이다. 한성기와 정훈, 박용래, 권선근, 최상규 등 대전에서 활동한 문인들은 많다. 대전에서 현재 활동중인 문인만 620여 명.
하지만 '대전의 문인, 몇 명이나 아십니까?'라는 질문에 쉽게 답을 내놓을 수 있는 시민은 많지 않을 것이다. 1970~80년대 대전문학의 부흥기를 경험하지 않은 젊은 세대에게 대전의 문인은 다소 거리감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아는 사람만 알던' 대전 문인들의 작품과 삶, 그들의 세계를 좀 더 가깝고 생생하게 접할 수 있는 곳이 있다.
▲ 박헌오 관장 |
지난해 12월 27일 문을 열어, 개관 한 달이 된 대전문학관은 동구 용전동 용전근린공원에 위치해 있다. 6200여㎡ 부지에 지상 2층, 지하 1층의 연면적 1102㎡ 규모다. 대전문학의 역사를 증언할 문학 사료 2만5000여 점을 갖추고 있다.
'문학관의 메인'이라 할 수 있는 상설전시실은 대전의 근현대문학을 중심으로 시대에 따른 대전문학의 변천사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다. 대전 대표 문인(정훈, 한성기, 박용래, 권선근, 최상규) 5인의 저서와 육필원고, 유품, 사진 등도 전시되고 있어 치열했던 창작세계와 삶의 단면을 엿볼 수 있다. 다양한 체험공간도 특색 있다. 시낭송을 청취할 수 있는 공간과 생년월일로 알아보는 나만의 시(詩) 맞춤추천, 전자 원고지에 문학작품 써보기 등을 즐길 수 있다. 영상실에서는 대표문인 5인의 일생과 작품세계를 담은 영상물을 감상할 수도 있다.
또한 다목적강의실에서는 문학관련 교육 및 세미나가 진행되며, 문학 관련 축제가 펼쳐질 야외 문학관의 시설도 갖추고 있다.
한옥의 느낌을 살린 문학사랑방도 인기 있는 공간이다. 좌식 테이블이 놓인 따뜻한 바닥에 앉아 글도 읽고 이야기도 나눌 수 있는 정갈한 분위기가 돋보인다.
여러 권의 책을 포개 놓은 듯한 건물은 누정(亭)을 모티프로 지어졌으며 산의 경사를 그대로 살린 건물은 주변 등산로와도 연결되어 있다. 지역민이 쉽게 자연 속에서 문학을 즐길 수 있도록, 친환경적 문화 공간으로 조성됐다.
기획전시실에서는 개관기념 소장자료전이 3월24일까지 열린다. 희귀본과 시화, 문인들의 기념품, 육필원고, 서신, 회화, 서예 등 100여 점이 전시돼 있다. 김영랑의 시 '모란이 피기까지는'이 실린 '영랑시집', 이유사의 '육사시집' 노천명의 유고시집 '사슴의 노래' 등 희귀자료들을 만날 수 있다.
박헌오 관장은 “대전문학관은 앞으로 시민과 함께 하는 대전문학을 목표로 흥미로운 전시 및 다양한 교육 및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주소:동구 송촌남로 11번길 116(용전동 78-38). 문의전화:621-5022.
김의화ㆍ박수영 기자 Apr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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