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외가격표시제 중소업소에는 독? 업소간 가격경쟁 불가피 전망

음식점ㆍ이미용 2517곳 31일부터 본격 시행 대형업소에 경쟁력 밀려 줄줄이 폐업 속출 우려

대전시는 31일부터 일정 면적 이상의 음식점과 이ㆍ미용업소가 손님이 지불해야 하는 최종가격을 외부에 게시하는 옥외가격표시제를 시행한다고 29일 밝혔다.

음식점은 오는 4월 30일까지 계도기간을 거쳐 5월 1일부터 단속이 전개되며, 이ㆍ미용업소는 31일부터 적용돼 불이행시 과태료가 부과된다.

대상업소는 음식점의 경우 신고면적 150㎡(45평) 이상의 일반 및 휴게음식점으로 대전지역 2만여개 업소 중 12%인 2517곳이 해당된다.

이ㆍ미용업소는 신고면적 66㎡(20평) 이상으로 3900여개 업소 중 13%인 521곳이 옥외가격표시제가 적용된다.

음식점과 미용업소는 5개 품목 이상, 이용업은 3개 품목 이상을 봉사료와 부가가치세 등이 포함된 소비자의 최종 지불 가격을 실내는 물론 외부에 표시해야 한다.

시가 제도 시행을 앞두고 사전 조사한 결과, 일반ㆍ휴게음식점은 20% 이상, 이ㆍ미용업소는 15%만 이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 관계자는 “옥외가격표시제는 업소간 건전한 가격 경쟁을 유도해 신뢰를 높이는 것은 물론 지역 물가 안정, 영업자와 소비자의 편의 증진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옥외가격표시제에 대한 불만도 적지 않다. 외부에 가격을 표시할 경우 손님을 끌기 위한 업소간 출혈경쟁을 부추길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경기침체로 중소규모 자영업자들의 폐업이 잇따르는 상황에서 적용 대상 업소 중 상당수가 대형 업소와의 가격 경쟁에서 밀려 자연도태 된다는 주장이다.

뷰티숍을 운영하는 A(여ㆍ43)씨는 “미용업은 업소간이나 소비자들에게 가격에 상당히 민감하기 때문에 대형 업소에서 가격을 내려 손님을 끌어모으면 중소규모 업소들은 폐업할 수밖에 없다”며 불만을 드러냈다.

음식점을 경영하는 B(39)씨도 “옥외가격표시제는 업소간 가격경쟁이 불가피하다”며 “긍정적인 측면도 있지만 중소규모 업소들이 가격경쟁에서 밀려 폐업하는 부작용도 속출할 수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이영록 기자 idolnamba2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