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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형태 대전합동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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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에서는 장발장 자신이 법정에서 진짜 장발장이라는 사실을 자백한 후 자베르 경감에게 교도소에 가기전 사흘의 말미를 요구하지만 자베르 경감이 이를 거절하자 장발장은 코제트를 찾아 수녀원으로 도망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하지만 소설에서는 무기징역으로 교도소에 들어간 후 교도소 내에서 죽은 자를 자신과 바꿔치기하여 교도소를 탈출하고 불행한 여인 판틴의 딸 코제트를 찾아 그녀를 데리고 수녀원으로 숨어버리는 것으로 되어 있다. 그 후 수녀원에서 수년간 그녀를 키우게 되고 그 과정에서 아버지로서의 진정한 삶의 기쁨을 알게 된다. 그리고 그곳에서 코제트는 아름다운 여인으로 성장하게 된다. 어느날 장발장은 코제트와 함께 파리거리를 거닐다가 우연히 사기꾼 일당에게 걸려 곤혹을 치르게 되는데 그 자리에 자베르 경감이 나타나게 되고 사기피해자임에도 그 자리를 피하는 장발장을 이상하다고 생각하는 순간 사기꾼들은 그가 장발장이라는 사실을 자베르 경감에게 알려주게 된다. 또 다시 자베르 경감의 장발장에 대한 추격이 시작되는데 그 무렵 파리에서는 민주화 혁명의 물결이 휩쓸고 있었다. 특히 대학생들을 중심으로 한 혁명이 모의되고 있었는데 그 주모자로서 마리우스라는 청년이 있었다. 그런데 그가 바로 장발장과 함께 파리거리를 걷고 있던 코제트를 보고 한 눈에 반해 사랑에 빠진 청년으로 코제트와의 운명적인 사랑을 하게 되지만 혁명과정에서 큰 부상을 입게 되고 장발장에 의해 극적으로 구출되면서 이윽고 코제트와 행복한 결혼을 하게 된다. 그런데 그 혁명과정 속에 바로 장발장과 자베르 경감과의 극적인 만남이 들어있다. 혁명이 진행되는 동안 혁명군에 들어가 정탐을 하던 자베르 경감이 혁명군에 의해 붙잡히게 되고 혁명군은 그를 처단하려고 한다. 코제트를 사랑하는 마리우스를 보러왔던 장발장이 우연히 이 광경을 목격하게 되고 혁명군에게 자신이 그를 처단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부탁을 하고 승낙을 받는다. 그러나 장발장은 자베르 경감을 데려가 그를 처단하는 것처럼 하고 그를 놓아주게 된다. 그런데 곧바로 혁명은 실패로 돌아가게 되고 큰 부상을 입은 마리우스를 데리고 장발장은 파리의 하수도를 통과하여 그를 구하려 한다. 그러나 길 밖으로 나오는 순간 다시 자베르 경감을 마주치게 된다. 거기에서 장발장은 마리우스를 살리기 위해 자베르 경감에게 자신을 보내줄 것을 간청하므로 결국 자베르는 장발장을 놓아주게 된다. 그리고 그 일로 자베르는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여기서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바로 자베르 경감의 자살이다. 왜 그는 자살을 선택했을까? 자살 직전의 대사 속에는 자신은 장발장의 세계에서는 살 수 없다는 내용이 나온다. 법과 원칙의 세계 속에서는 장발장의 자비와 사랑이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사실 대문호 빅토르 위고의 작품이지만 법과 원칙의 세계를 지킬 수 없어 자살한다는 것은 조금은 허구적이다. 소설이기 때문에 은유라고 본다면 법과 원칙에 대한 자비와 사랑의 승리라고 표현할 수도 있으리라. 그러면 법과 정의 그리고 사랑과 자비는 어떤 관계가 있을까? 이 점이 바로 이 소설의 주제이기도 한 것이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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