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의동 대전흥사단 대표 |
지난 선거과정에서 아쉬운 점이 있다. 물론 표를 의식해 여야가 모두 현 정부를 싸잡아 실패한 정권으로 매도했지만, 균형 잡힌 비판은 아닌 것 같다. 야당의 후보는 100% 실패한 정권이라고 혹평했고, 박근혜 후보마저 실패한 정권으로 규정해 기피하였다. 비판은 균형 잡힌 비판이어야 한다. 물론 이명박 정권이 인사의 난맥상, 소통부재, 측근의 부정비리 등 잘못한 실정도 많다.
그러나 이 나라의 국제적 위상, 국민의 생활수준이 건국 이래 최고의 수준임은 사실 아닌가? 유럽에서 시작한 국제적 경제위기를 극복하고, 무역고가 이탈리아를 제치고 8위권에 올라서고, 최초로 일본보다 신용등급이 올라가고, 명실상부하게 선진국의 반열에 들어선 것은 이명박 정권의 업적이다. 물론 잘못된 경제구조로 빈부격차가 심화되고, 민생이 힘들고 경제성장의 체감이 와 닿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잘 한 것은 잘했고 못한 것은 못했다고 하는 것이 균형 잡힌 비판이요 평가다. 야당후보야 그렇다손 치더라도 같은 집권여당의 후보까지 실패한 정권으로 기피한 것은 잘못이다. 이명박 정권의 이런 점은 잘못했지만 이런 점은 잘 했지 않느냐고 당당하게 말하는 용기가 필요했다.
우리는 역대 대통령을 모두 불구로 만들어냈고, 흠집을 내어 역사의 죄인으로 만들어 버렸다. 미국을 보라. 그들은 설령 집권동안 실정을 했거나 사사로운 흠집이 있어도 우리처럼 단죄하여 바보를 만들고 죄인을 만들지 않는다. 오히려 단점을 덮고 장점을 살려 나라의 지도자, 역사적 인물로 만드는데 인색하지 않다.
나는 얼마 전 처음으로 청남대 공원을 방문한 적이 있다. 역대 대통령의 유물과 업적을 전시하는 내용이 이곳 저곳에 진열되어 있었다. 감회가 새롭게 느껴졌다. 우리도 역대 대통령을 역사적 인물로 만드는 작업을 해야 한다. 이번 선거에서 박근혜 후보는 아버지 박정희 대통령의 업보에 시달려 곤욕을 치렀다. 이 문제만 하더라도 지나치게 한쪽의 시각에서 평가한 역사인식이다. 절대빈곤의 대한민국을 산업화, 근대화한 그의 업적을 결코 과소평가할 수 없기 때문이다. 물론 그 과정에서 인권이 유린되고 자유가 억압되고 민주화가 희생된 것은 비판받아야 하고 아쉬운 점이다.
초대 이승만 대통령을 비롯한 역대 대통령들도 저마다 긍정적인 업적과 부정적인 과오가 함께 한다. 우리는 그들의 업적과 실정을 냉철하게 평가함으로써 일부의 잘못만으로 전체를 평가하는 어리석음을 범해서는 안 된다. 지난 정권 때 역사 바르게 세운다는 명목으로 역사적 인물에 대한 평가 작업이 있었다. 이 과정에서도 균형을 잃고 흑백논리로 역사적 인물을 평가해 많은 물의를 일으켰다. 세상에 완벽한 인간, 온전한 인물이 어디 있는가? 우리는 부족한 인물을 역사적 인물로 만드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없는 사실을 왜곡하여 인물을 조작하자는 것이 아니라, 잘한 것, 훌륭한 점은 덮어버리고 오직 인물을 흠집내서 단죄하려는 잘못된 태도를 고치자는 뜻이다. 실패한 대통령도 우리가 선택한 것이고, 그들에게도 나름대로의 공과가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신임 박근혜 대통령의 의지와 심법에 달려있다. 아버지 박정희를 뛰어넘는 존경과 업적을 남길 수 있다면 이 나라의 다행이 아니겠는가. 국민 모두가 우리 대통령을 참으로 존경하는 그러한 모범을 보고 싶다. 꼭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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