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도가 운영중인 '행정포털 무기명 토론방'의 실태분석 결과가 공개됐다.
도청 직원들은 토론방을 통해 인사, 업무, 근무환경 등 조직 내부에 대한 요구사항부터 행정혁신, 내포신청사 버스 출퇴근 문제 등 정책적인 부분에서도 다양한 토론을 벌인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충남도에 따르면 지난해 4월4일부터 12월31일까지 올라온 토론방 분석결과, 총 423건의 게시물이 게재됐다. 이는 하루 평균 1.6건의 게시물이 올라간 셈이다.
월별로는 지난해 5월이 64건으로 가장 많았고, 도청이전, 인사 등 현안사안이 많았던 12월이 61건으로 그 뒤를 이었다. 주제별로는 근무환경과 업무개선을 요구하는 글들이 각각 62건(14.7%), 56건(13.2%)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도청이전(54건, 12.8%), 인사제도(36건, 8.5%) 순으로 집계됐다.
조회수가 가장 많았던 글은 '일반직 전환시험 발표일 지켜줬으면'으로 총 6859번의 클릭수를 기록해 최대 이슈가 됐다.
행정혁신과 신청사 버스출퇴근에 대한 논의 글은 각각 204개, 129개의 댓글이 달릴 정도로 치열한 토론이 전개됐고, 음주문화를 개선하자는 '119(한가지 술로 1차만 하고 9시에 끝내기)' 방식을 도입하자는 글도 눈길을 끌었다.
그러나 비도덕적이거나 상대방을 비방하는 게시물도 상당수 올라와 토론방을 이용하는 직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기도 했다.
예를 들어 '대학ㆍ중용의 핵심취지 실천'이라는 토론 글은 너무 심오한 내용을 담아, 달리는 댓글마다 상대방을 비방하는 글이 줄을 이었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익명성'을 이용해 입에 담기 힘든 욕설을 하는 경우도 간혹 있어, 말단 직원부터 최고 수장인 도지사까지 이용하는 토론방이 일순간에 전쟁터로 변하기 십상이라는 것.
특히 민감한 업무, 인사, 정책과 관련된 글은 해당 과장급이나 간부급을 겨냥하는 경우도 있어 토론방 운영의 '양면성'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조원갑 혁신관리담당관은 “평소에 할 수 없는 말이나 업무상 문제점을 지적하는 것은 좋지만 조직의 건전성을 위한다는 취지를 벗어나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도 관계자는 “월 2회 정도 토론을 정리, 보고해 좋은 의견은 도정에 반영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방승호 기자 bdzzak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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