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준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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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도 청산도 무레꾼들에게 들은 이야기다. 정말 맛있는 전복을 먹고 싶다면 칼을 사용하지 말라고 했다. 전복회를 먹을 때 칼을 대면 전복살이 딱딱해진다. 그래서 전복을 통째로 베어 먹어야 제 맛을 느낄 수 있다. -120쪽, 조개의 귀족, 전복 중에서
'바다맛 기행'은 남다르다. 흔히 볼 수 있는 먹을거리 안내서도 아니고 “언제 어디로 가서 무엇을 먹어야할까”를 알려주는 단순한 맛 기행도 아니다. '바다에서 건져 올린 맛의 문화사'라는 수식처럼 바다생물과 우리 음식문화에 대한 이야기가 만나, 색다른 재미를 준다.
우리 바다에서 나고 조상 대대로 즐겨온 대표적인 해산물과 그것을 지혜롭게 활용한 어민들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또한 최고의 맛을 내는 시기, 요리 방법에 따라 천차만별인 맛, 꼭 그 곳에 가서 먹어야 제 맛을 느낄 수 있는 명품산지와 바다생물, 바다를 가꾸며 살아가는 어촌 사람들의 이야기가 서로 얽히고 버무러졌다. 바다맛을 중심에 놓으면서도 바다생물의 진귀한 생태와 땀내음 가득한 어민들 삶의 이야기가 제대로 펼쳐진다는 평이다.
전남발전연구원에서 일하며 오랫동안 어촌사회를 연구하고 갯벌과 섬을 찾아다니며 어민들과 함께 바다음식을 즐겨왔던 저자 김준씨는 지역특색에 맞게 발전한 음식이야말로 바다생물과 어민이 공생하며 이루어낸 어촌문화의 정수라고 강조하며 “음식을 통해 어부와 자연이 나누는 대화를 엿들었으며 그 이야기를 여러 사람에게 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자연과 생태/김준 지음/272쪽/1만6000원
김의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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