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제본, '앞장과 뒷장'展 견고한 미학에 빠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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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제본, '앞장과 뒷장'展 견고한 미학에 빠지다

내달 1일까지 'Arts com. #46'

  • 승인 2013-01-23 14:15
  • 신문게재 2013-01-24 11면
  • 박수영 기자박수영 기자
▲이현숙作, Le Charme de Versailles, Camille Mauclair 저,  L'edition d'Art H. Piazza, 150×210mm, 고전 전체 제본, 샤그렝(Chagrin 알갱이가 작은 제본용 염소가죽), 직선, 곡선 쇠문양을 이용하여 태우기, 가죽 모자이크, 가죽에 전사, 2009년 제본
▲이현숙作, Le Charme de Versailles, Camille Mauclair 저, L'edition d'Art H. Piazza, 150×210mm, 고전 전체 제본, 샤그렝(Chagrin 알갱이가 작은 제본용 염소가죽), 직선, 곡선 쇠문양을 이용하여 태우기, 가죽 모자이크, 가죽에 전사, 2009년 제본
흔히 예술제본을 책의 겉 표지에 멋을 부리는 작업으로 오해하기도 하고, 북아트와 혼동하기도 한다.
하지만 책 표지 장식은 예술제본의 일부분에 지나지 않으며, 중요한 점은 책을 오래도록 보관하기 위해 분해한 후 보수ㆍ복원을 거치는 제본의 절차가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기존의 책을 보수해 오래 보관할 수 있게 하는 '보전적 기능'은 책을 아름답게 꾸미는 '미학적 기능'과 함께 예술제본의 중요한 덕목 중 하나이며, 예술제본과 북 아트를 구분 짓는 가장 큰 특징이기도 하다. 시대와 시대를 이어주는 '역사성'과 지적 감수성이 가미된 '아름다움'을 입히는 예술제본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예술제본 - 앞장과 뒷장' 展이 'Arts com. #46'(옛 갤러리 쌍리)에서 다음달 1일까지 열린다.

이번 전시에서는 'RectoVerso(렉또베르쏘)' 대전공방이 예술제본에 대한 일반인들의 이해와 감상을 돕기 위해 다양한 예술제본 작품들과 초급반과 중급반 수강생들의 작품을 모아 소개한다. 또한 한 권의 책이 예술제본으로 새롭게 태어나는 전 과정과 작업에 필요한 도구와 재료들을 함께 전시함으로써 예술제본에 대한 대전시민의 이해를 돕는다.

▲홍양숙作, 'La Poesie Baroque', France Loisirs 저, 148×217mm, 고전 전체 제본, 샤그렝 가죽 꽃면을 사포로 갈아낸 후 아크릴 물감으로 채색, 2007년 제본
▲홍양숙作, 'La Poesie Baroque', France Loisirs 저, 148×217mm, 고전 전체 제본, 샤그렝 가죽 꽃면을 사포로 갈아낸 후 아크릴 물감으로 채색, 2007년 제본
예술제본의 작업 과정은 대부분 수작업으로 진행된다. 옛 책을 분해하여 보수하고 조합해 압축한 후 다시 꿰매고 판지를 덧대어 가죽이나 천, 종이 등을 씌워 장정하고 표지를 장식한다.

제본에 따라 60여 과정을 거치는 이 작업은 책 자체에 대한 무한한 사랑과 인내력 없이는 할 수 없는 일로 잘 알려져 있다.

그 때문에 예술제본에서는 디자인의 화려함을 앞세운 성급하고 부실한 작업 일체를 경계한다.

우리나라 예술제본의 역사는 10여 년 정도로, 고 백순덕 선생이 1999년 귀국하면서 문을 연 국내 최초 유럽식 예술제본공방 'RectoVerso (렉또베르쏘)'의 역사와 함께한다. 'Recto(렉또) Verso(베르쏘)'는 프랑스어로 각각 책의 앞장과 뒷장(앞면과 뒷면)을 뜻하는 말이다. 이는 앞면과 뒷면이 연결돼 한 장이 되고, 한 장 또 한 장이 연결돼 한 대수가 되며, 대수와 대수가 연결돼 하나의 책을 이룬다는 의미를 내포한다. '앞장(Recto)과 뒷장(Verso)'은 제본을 위한 최소의 단위이자 시작을 뜻한다. 오랜 시간이 흘러도 변함없이 그 빛을 더해 가는 섬세하고 숙련된 장인의 손길이 빚어내는 결과물인 예술제본. 그 속에서 느껴지는 '견고한 아름다움'은 전시장을 찾는 모든 이들이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박수영 기자 sy87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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