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1~22일 이틀에 걸쳐 겨울비가 내리고 난 뒤 대전시내 도로마다 파손된 곳이 급격히 늘어났다. 특히 서구 둔산대교에는 크고 깊은 웅덩이가 생겨 이곳을 지나는 차량들이 사고 위험에 노출돼 있다.
김상구 기자 |
아스팔트 수천여곳이 파이면서 차량파손과 교통사고 등 2차 피해까지 발생하면서 민원이 쇄도할 정도다. 하지만, 자치단체는 체계적이고 구체적인 대책 없이 잦은 폭설과 한파 등을 복구 지연의 이유로 내세우고 있어 허술함을 자인하고 있는 실정이다.
22일 대전시와 5개 자치구에 따르면, 올겨울 들어 최근까지 지역 도로(폭 20m 이상 기준)에 생성, 복구된 포트홀은 2400여개로 조사됐다. 대전시가 지난해 12월 한 달 동안 1030곳의 포트홀을 복구했지만, 이달 들어서만 1355곳이 넘어서는 등 포트홀 문제가 심각한 수준이다.
이날 현재, 포트홀 사고로 손해를 입었다며 대전고등검찰청에 국가배상을 요청한 신고가 20건을 넘었고, 5개 구청에도 관련 민원이 하루 평균 40여건씩 접수돼 해결이 시급한 상태다.
구청 관계자는 “사실 항의가 쏟아지지만, 현재로선 파손된 곳이 어디인지 제대로 파악하기조차 쉽지 않다”고 말했다.
더 큰 문제는 2차 피해다. 포트홀로 인해 타이어가 파손되고, 급제동 등 아스팔트가 위험천만한 곡예운전 지옥으로 전락하고 있다. 용문동에서 카센터를 운영하는 주 모(37) 씨는 “최근에는 타이어를 교체하려는 손님이 가장 많다”고 말했다.
특히, 어두운 밤에는 포트홀을 식별하기가 어려워 차량 파손은 물론, 교통사고로 인한 인명피해까지 발생하고 있다. 택시기사인 정모(54) 씨는 “밤길이 익숙해도 도로에 커다란 구멍이 생긴 곳이 워낙 많아 조심한다”며 “구멍을 보지 못해 큰 충격이 생겨 손님과 다투는 사례도 많다”고 말했다.
자치단체가 나서고 있지만, 시늉만 하고 있다. 대전시와 5개 자치구 등이 복구작업에 투입한 인원은 70여명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하루종일 돌아다녀도 40여곳 밖에 복구할 수 없다는 걸 알면서도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는 것이다. 물론, 아스팔트 특성상 물을 머금은 상태에서 새 아스콘과 접착력이 떨어진 상태에서 복구작업을 해봤자, 실효성이 떨어져 예산만 낭비할 수 있다는 문제도 있다.
시 관계자는 “전수조사 시행 후 모래로 임시조치 등을 취하고 있지만 3월까지 복구작업의 소요는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폭설과 한파가 매년 심해진다는 전망이 쏟아지는데 기상이변과 접착력만 탓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장영일 충남대 건설공학교육과 교수는 “긴급 복구를 위해 그나마 가장 현실적인 방법은 5㎝ 두께를 깎아내고 복구하는 로드커팅”이라며 “장기적으로는 라텍스(latex)를 가미한 내구성 강한 아스팔트 사용이 좋지만, 문제는 예산”이라고 말했다.
강우성 기자 khaihid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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