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첫 영상 차관회의가 갖는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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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첫 영상 차관회의가 갖는 의미

  • 승인 2013-01-17 18:45
  • 신문게재 2013-01-18 21면
17일은 디지털과 아날로그 방식의 회의를 가리는 분기점이 될 것 같다. 행정 비효율의 대안으로 첫손가락 꼽히는 영상회의(화상회의)가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것이다. 첫술에 배부르지 않지만 영상회의 시스템을 가동한 첫 차관회의라는 의미 부여에 인색할 이유는 없다. '서울서 일보고 세종서 잠자는' 과도기 현상도 가까운 장래에 종식되길 먼저 기대한다.

디지털 기술에 기반한 이번 시도가 청사 분산, 지리적 이원화에 따른 부작용 본격화가 아닌 해결의 시발점이 돼야 할 것이다. 세종청사와 서울청사만이 아닌 과천청사, 대전청사, 신설 예정인 해양수산부 소재 청사 간 유기적 네트워크에는 정보통신기술(ICT)보다 더 나은 방안이 없다. 낭비와 비효율 타령을 일삼는 것은 현 시점에 가장 좋지 않은 대처법이다.

'세종시 비효율성' 비판이 아닌 해결 방안 찾기 노력을 기울이라는 뜻이다. 물론 국무회의와 차관회의 등의 영상회의 구현 하나로 비효율이 끝나지는 않는다. 서울-세종 이중생활이나 세종시 관저를 '주말별장'처럼 쓴다는 사례가 사라지려면 부단히 보완해야 한다. 불가피한 대면회의가 아니라면 영상통신을 이용한 업무 방식을 정착시키는 게 관건이다.

세종청사에는 1차 이전 대상 6개 부처의 입주가 완료돼 근무 중이다. 스마트워크센터와 부처별 영상회의 시스템을 완비해 세종청사 입주 부처 간에도 이를 적극 활용했으면 한다. 회의를 위해 서울 출장을 오가는 빈도가 감소할수록 효율성 증대의 증거로 볼 수 있다.

다만 디지털 행정문화 확산은 행정부 간에만 그쳐서는 한계가 있다. 세종청사와 국회와도 영상회의 시스템을 갖춰야 더 온전히 비효율 문제의 근원에 다가갈 수 있다. 부작용 본격화가 아닌 부작용 해소를 위한 본격화에 나서야 한다. 향후 행정기관 추가 이전에 대비해서도 입주 전 이 같은 시스템을 구비해야 할 것이다.

국무총리실이 이전했고 책임총리제가 실현되면 차기정부는 세종시에서 국무회의가 열릴 일이 많아질 전망이다. 대면회의를 대체할 수시 영상회의 개최가 가능한 시스템을 완벽하게 갖추길 바란다. 부처별 업무 특성을 살린 영상회의 관련 소프트웨어 개발과 보급도 아우를 과제다. 조기 정착하려면 디지털 조직문화, 행정문화가 필요해 보인다.

단지 몇 개 부처 장관이 서울에 있고 세종에 있는 것, 대통령과 총리가 떨어져 있는 사실이 하등의 문제가 되지 않아야 한다. 딱하게도 일각에서는 언젠가 다시 합쳐져야 한다는 식의 철지난 행정기관 분산의 문제점을 되뇌고 있다. 그 빌미로 삼는 행정 비효율은 디지털 등으로 극복해야 할 대상이고 또 충분히 그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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