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인규]산업의 미래-글로벌 강소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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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인규]산업의 미래-글로벌 강소기업

[사이언스 칼럼]유인규 ETRI 그린소자소재연구부장

  • 승인 2013-01-16 14:41
  • 신문게재 2013-01-17 21면
  • 유인규유인규
▲ 유인규 ETRI 그린소자소재연구부장
▲ 유인규 ETRI 그린소자소재연구부장
2013년 들어와서 ETRI의 경영전략의 큰 화두 중 하나는 '변화와 혁신'이다.

이는 지난 10여년 동안 답보상태인 국내 경제상황과 과학기술 발전에 대한 출연연으로서의 위기의식에서 그 발상을 찾을 수 있다. 변화와 혁신의 대상을 산업발전, 미래사회 및 출연연의 역할이라는 이슈에 국한하여 생각해 보고 그 발전 안을 제안해 본다.

1960~80년대 관 주도의 산업발전시대에서는 대형 인프라의 구축과 관련분야의 산업적 씨앗들을 연구와 생산현장에 뿌리는 시대였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대기업 중심의 굵직한 산업들을 생성 발전시킬 수 있었다. 이를 기초로 반도체, 디스플레이 및 스마트 폰 분야에서 세계 1등 제품을 생산하게 되었다. 아울러 1990년대 이후에는 정부의 발 빠르고 현명한 대응으로 정보통신산업(IT)분야에서는 세계 어디에서도 그 유례를 발견할 수 없는 눈부신 발전을 이루었다. 이제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 초고속인터넷 망을 보유한 정보통신 강국으로 발돋움하게 되었고 ETRI가 그 발판을 놓는데 큰 역할을 하였다. 정보통신산업은 속도전으로 세계를 제패한 칭기즈칸의 움직이면서 전쟁을 수행한 '노마드 전략'과 같이 21세기 세계정보화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한 핵심산업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왜 이 시점에서 변화와 혁신이 필요하게 되었는가?

첫째는, 우리 사회가 산업적 발전으로 발생한 부의 사회적 분배의 문제를 제대로 다루지 못한 것이다. 즉 소수의 대기업이 부를 독점하게 되고 이제는 제도와 사회적 영향력 면에서 국가적 통제를 상당히 벗어나 있는 상황까지 이르게 된 것이다. 즉 산업발전과 미래사회의 로드맵에서 국가적 주도권을 상실하는 수준까지 간 것이다.

둘째는, 정보통신산업이 가졌던 좋은 산업발전모델을 지난 수 년간 잃어버린 것이다. 2000년대초, 수 많은 벤처기업들이 정책적 자생적으로 만들어지고 이 같은 풀뿌리 산업이 현재의 거대 IT산업의 기초가 되었음을 부인할 수 없다. 많은 벤처기업들이 사라지긴 했지만, 그 중에도 몇 개의 글로벌 중소기업들이 탄생하여 새로운 부의 성공모델을 만든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지난 수년간 이러한 IT산업에서 불었던 '노마드' 생명력이 기존 산업 패러다임으로의 흡수에 따라 산업적 생명력을 상실했다.

셋째는, 산업의 양극화가 매우 심각한 상황이다. 현재의 대기업과 중소-중견기업의 불균형적 종속적 관계에서는 언제든 수익구조의 위기상황이 오면 산업적 뿌리는 일거에 말라 없어질 수밖에 없다. 독일과 같은 강소기업(히든 챔피언)의 육성 없이 대한민국의 산업 포트폴리오의 운용전략은 큰 위기를 맞을 가능성이 많다.

이에 대한민국의 산업생명력을 불어넣을 하나의 방안인 중소-중견기업을 글로벌 강소기업으로의 발전을 위한 제언을 한다. 우선 내수형 기업과 글로벌형 기업으로 나누어 생각하면, 내수형 기업은 불공정거래가 이루어지지 않도록 제도적, 정책적 및 마케팅 분야에의 정부지원이 필요하다. 이는 현재 정부에서도 심도있게 제도를 만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글로벌형 기업은 인재와 정보가 필요하다. 국가의 자산인 과학기술 출연연을 이를 지원하는 자산으로 전환해야 한다. 현재 대기업들은 출연연을 능가하는 수준의 엄청난 규모의 연구시설과 연구원들을 보유하고 있다. 따라서 출연연 연구원들이 이들과 같은 중복된 연구를 할 필요가 없다.

출연연은 미래가치를 가진 기관이다. 따라서 출연연이 현재와 같이 PBS(Project base system) 제도하에서 인건비 재원 마련을 위해 고민하는 상황에서는 본연의 업무인 '기술개발연구'에 집중할 수 없다. 그 손실은 그대로 국가와 국민의 손해인 것이다. 글로벌 강소기업 육성은 국가의 미래다. 이를 위해 국가의 자산인 출연연을 투입하는 큰 방향 전환으로 국가 R&D의 변화와 혁신이 이루어지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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