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치현장을 찾아서] 충남대 동물의료센터

[자치현장을 찾아서] 충남대 동물의료센터

다친 야생동물 구조 '빈틈없이 돌본다' 대전시-충남대 수의과대 협약 맺고 이송 치료… 지난해 총 225마리 달해

  • 승인 2013-01-15 14:40
  • 신문게재 2013-01-16 13면
  • 임병안 기자임병안 기자
[자치현장을 찾아서] 충남대 동물의료센터

▲ 다친 채 구조된 고라니를 충남대 동물의료센터에서 수술하고 있다.
▲ 다친 채 구조된 고라니를 충남대 동물의료센터에서 수술하고 있다.
지난해 9월 5일, 고라니 한 마리가 충남대 동물의료센터에 급하게 실려왔다. 생후 2년쯤 돼 보이는 고라니는 오른쪽 앞다리를 바닥에 축 늘어트린 채 일어서지 못했다. 동구 용전동에서 주민의 신고로 구조된 이 고라니는 충남대 동물의료센터에서 엑스레이 촬영과 깁스 등 치료를 받았다. 현재는 네 다리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을 정도로 회복돼 처음 발견된 용전동에 오는 3월 방생할 예정이다.

대전시와 충남대 수의과대학이 2011년 8월 야생동물 치료업무 협약을 체결한 이후 다친 야생동물을 구조하고 치료하는 체계가 잡히고 있다. 지역에서 야생동물과 천연기념물이 다친 채 발견되거나 신고가 접수되면 각 자치구 환경과 직원과 야생생물관리협회가 출동해 이들을 구조한다. 구조된 야생동물은 곧바로 대전시가 예산을 지원하는 충남대 동물의료센터에 이송돼 본격적으로 치료를 받는다.

이곳 동물의료센터에는 내과, 외과, 피부과 등 치료 분야마다 전문 수의사가 있으며, 다친 야생동물의 상태에 따라 디지털방사선 촬영장치와 초음파 진단장치를 통해 진단과 수술이 이뤄진다. 기자가 찾은 지난 7일 동물의료센터 야생동물치료실에는 오른쪽 날개가 부러진 채 유성 자운대에서 구조된 새홀리기가 치료를 받고 있었다. 매과에 속하는 새홀리기는 부러진 날개의 뼈를 접합하는 수술을 받고 재활 중이었다.

▲ 치료를 마친 황로를 자연에 방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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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치료를 마친 황로를 자연에 방생하고 있다.
동물의료센터가 지난해 대전에서 구조한 야생동물은 조류 189마리와 포유류 36마리 등 모두 225마리에 달한다. 천연기념물 황조롱이나 솔부엉이뿐만 아니라 비둘기나 까치도 구조돼 치료를 받으며 계절적으로는 먹이활동이 활발해지는 5월부터 7월까지 구조되는 야생동물도 많아진다. 치료와 재활까지 마친 야생동물은 원래 발견된 장소에서 자연에 방사되나 너무 늦게 구조되거나 적절한 응급조치를 받지 못해 폐사하는 야생동물도 적지 않다.

동물의료센터 조대희씨는 “다친 야생동물을 발견했을 때는 직접 구조하려 하지 말고 행정기관 당직실에 신고 후 구조대가 올 때까지 골판지나 종이상자 등으로 체온유지를 도와주는 정도의 응급처치가 좋다”며 “야생동물에 너무 가까이 다가가거나 음식물을 주는 행위는 야생동물을 더 어려운 상태에 빠트릴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는 일반 반려동물이 치료받는 병원 일부 공간을 야생동물 치료에 활용하고 있으나 올 연말 대전시 야생동물 구조ㆍ관리센터가 설립되면 야생동물을 위한 전문적인 치료와 사후관리가 기대된다.

충남대 수의과대학 박성준 교수는 “구조센터 설립을 통해 야생동물 구조에서 치료와 방생 그리고 사후관리까지 전문적인 시스템이 구축돼 주민들은 야생동물과 공생하는 관계를 체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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