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체장 인사 영향력 어디까지?

지자체 승진서열 뒤바꾸는 사례많아… 권한 논란 “통솔위해 불가피” - “조직 불안정” 반응 엇갈려

감사원이 대전 중구청에 근무성적평정과 승진후보자 명부 작성에 부당한 처리가 있었다고 발표하면서 지자체의 인사시스템 제도보완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중구에 앞서 대전 2개 자치구도 부적절한 인사평정에 따른 직원 승진서열명부가 바뀐 일이 지난해 대전시 자체감사에서 지적된 바 있다.

대전시 감사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A자치구는 2010년 상반기 5급 이하 일반직 및 기능직공무원 근무성적을 평정할 때 서열명부 순위를 변경해 점수를 매겨 승진후보자 순위가 바뀌었다.

지자체가 내부 승진자를 결정할 때 해당부서의 과장이 직원의 근무성적을 평정하고, 국장은 이를 확인해 작성한 서열명부를 근무성적평정위원회(위원장 부구청장)에 제출하는 과정을 밟는다. 근무성적평정위원회는 실ㆍ국에서 올라온 서열명부를 바탕으로 승진후보자 명부를 작성하는데 이때 서열명부 순위는 위원회에서 서열을 변경할 수 없게 돼 있다.

그러나 A자치구는 33명에 대해 서열순위와 평정점을 변경해 근무성적평정위원회에 제출했고, 위원회는 그대로 심사결정하는 바람에 순위가 바뀌었으며, 시 감사관실은 평정규칙을 위반한 해당업무자에 대해 징계를 요구했다.

또 B자치구에서도 같은 시기 근무성적평정후 제출된 서열명부를 가지고 기초작업을 하는 과정에서 6개과 13명의 서열순위가 뒤바뀐 상태로 심의의결해 시 감사에서 적발됐다.

이들은 모두 감사원이 중구에서 지적한 사안과 비슷한 사례로 민선 자치단체에서 흔하게 발견되고 있다.

업무능력을 인정받은 직원을 임명권자가 배려하는 측면에서 평정점을 더 부여하는 것으로 감사원의 지적을 계기로 단체장이 직원들 인사에 어느 정도 영향을 끼칠 수 있는지 논란으로 촉발되고 있다.

대전 한 자치구 관계자는 “민선단체장이 공무원 조직을 통솔하고 이끌어가는 데 인사에 영향력도 없다면 조직은 물론 공약사업 등을 추진할 수 없을 것”이라며 어느 정도 수긍하는 반응을 보였다.

반면, 단체장이 해당 직원을 승진시키려 가점을 의도적으로 높이는 경우에 대한 경계의 목소리도 있다.

또 다른 구청 직원은 “임명권자의 마음먹기에 따라 승진 순위가 회오리친다면 조직의 안정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