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교육청 전문직 시험문제 유출 의혹 사건이 교육계에 충격을 주고 있는 가운데 과연 시험문제가 어떻기에 교원들이 이에 목을 매는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본보 취재결과 각 교육청의 전문직 시험은 객관식, 주관식, 서술식 등으로 분류된다.
하지만, 책에 나오는 단편적인 지식 또는 암기성 위주의 문제가 대부분이어서 개선의 여지가 많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같은 구조에서는 일부 교사들이 본연인 수업은 뒷전인 채 전문직 시험에 매달리거나 부정이 개입할 소지가 크다는 지적이다.
교육청 전문직 시험 기출문제는 인터넷에서 쉽게 구할 수 있다.
A교육청은 2012년 초등전문직 시험문제는 교육실무, 장학논술, 기획력 등으로 구성돼 있다.
교육실무에서는 '인성교육실천 10대 덕목', '학교규칙 제ㆍ개정 시 사전 준비계획', '주5일 수업 전면 실시 후 특별휴가 종류' 등으로 모두 특정사항의 암기내용에 대한 답을 요구했다.
2009년 B교육청 중등 기출문제에서는 '다음과 같은 특징을 갖는 교육방법은', '평생학습도시와 관련한 설명 중 틀린 것은' 식의 단편 지식을 요구하는 내용이 대부분이다.
2007년 C교육청도 전문직시험 객관식에서도 '5학년 1학기 쓰기 지도 내용으로 맞는 것은', '한글 맞춤법 띄어쓰기로 틀린 것은' 등의 암기 위주 문제가 많았다.
교육청별로 전문직 시험 문제를 해마다 다른 출제위원들이 독자적으로 내고는 있지만, 예전 방식을 토대로 한 '문제은행' 식 제출이 대부분이다.
이번에 시험지 유출 홍역을 치르고 있는 충남교육청은 5~6년 전부터 해당 시험에 객관식을 폐지하고 주관식으로 전형 일정을 바꿨다.
하지만, 교원들의 기획력 및 창의력 보다는 특정 지식을 바라는 형식의 문제출제에서 자유롭지 못하는 평가가 일선 교사들의 평가다.
교육계에서는 이같은 시험 형태가 일선 교육현장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전문직 시험에 응시하려는 교사 가운데 일부는 본연의 업무인 수업은 뒷전인 채 과거 시험문제를 토대로 기출문제를 달달 외우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출제 유형이 뻔하다 보니 돈을 주고서라도 시험문제를 미리 구하려는 부정이 개입할 소지가 크다는 분석이다.
일각에서는 전문직 시험문제 유형을 일선 교사들이 본연의 업무를 충실히 했는지를 점검할 수 있는 방식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또 단편적인 시험 점수보다는 교원으로서의 인성과 주변의 평가 등을 중시하는 평가 항목을 중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지역 교육계 모 원로는 “전문직 시험문제가 책에 나오는 지식 위주로 나오다 보니 선생님들이 수업에 불성실하거나 갖가지 부작용이 생기는 원인이 된다”며 “예컨대 체험학습 계획부터 전략까지 매뉴얼을 써보라는 식의 교사가 직접 해보지 않으면 알 수 없는 사안으로 출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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