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태]레미제라블(1)

  • 오피니언
  • 사외칼럼

[김형태]레미제라블(1)

[법률이야기]김형태 대전합동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

  • 승인 2013-01-14 14:19
  • 신문게재 2013-01-15 20면
  • 김형태 변호사김형태 변호사
▲ 김형태 변호사
▲ 김형태 변호사
초등학교 시절부터 알고 있었던 장발장의 이야기가 뮤지컬 영화로 재탄생되면서 사람들에게 감명을 주고 있다.

조카를 위해 빵 한 조각 훔쳤다는 이유로 19년 옥살이를 한 비운의 사나이. 그 후 인생의 굴곡과 인고의 세월을 견딘 후 결국 코제트의 남편 마리우스가 임종의 자리에서 그에게 한 말 - 당신은 성자라는 말 속에 그의 파란만장했던 삶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었던 아름다운 이야기다. 아마 빅토르 위고도 그의 소설의 주인공인 장발장에게 달리 어떠한 칭호를 붙일 수 없었을 것 같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장발장의 이야기는 보는 사람마다 각각 다른 관점에서 보게 만드는 기묘한 이야기라는 것이다.

어떤 사람은 장발장이 은촛대사건으로 인해 기독교적인 회심을 겪고 사랑과 관용으로의 그의 삶이 변화해 가는 모습에 초점을 둘 수 있을 것이다. 또 어떤 사람은 그 당시 시대의 소외된 사람들의 절망과 좌절과 그 속에서의 장발장의 모습, 또한 이러한 절망적인 사회를 배경으로 한 정치적, 경제적 자유를 갈구하는 젊은이들의 혁명의 모습에 초점을 둘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장발장 이야기의 전체에 긴장감을 주고 이끌어가는 것은 바로 '가석방'을 둘러싼 장발장과 자베르 경감의 악연인데 여기에서는 이 점에 초점을 맞추어 이야기를 전개해 보자.

19년의 형기를 마치고 가석방된 장발장이 사회에 들어오면서 만나게 된 첫 번째 악연인 자베르 경감. 그는 법에 충실한 원칙주의자였고 법에 의하여 세상은 정의가 지배하는 사회가 될 것으로 확신하는 사람이었던 것이다.

이 영화를 보면서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한 가지 의문은 바로 법은 과연 정의로운 것인가라는 점일 것이다. 먼저 이러한 진지한 이야기에 들어가기 전에 그토록 장발장을 평생 괴롭히며 절망적인 상황으로 이끌어 갔던 가석방제도란 무엇일까? 원래 가석방이란 아직 형기를 마치지 않은 자들이 개전의 정이 현저하다고 인정되는 때 조건부로 석방하고 보통 잔여기간을 경과한 때에는 형의 집행을 종료한 것으로 간주해 주는 제도다. 불필요한 형집행기간을 단축해 수형자의 사회복귀를 용이하게 하고자 하는데 목적이 있는 것이다.

그런데 가석방이 되기 위해서는 일정한 요건이 필요한데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즉 징역 또는 금고의 집행 중에 있는 자가 무기는 10년, 유기는 형기의 3분의1을 경과한 후 수형성적이 양호하고 개전의 정이 현저하며 벌금 또는 과료의 병과가 있을 때 그 금액을 완납할 것 등의 요건이 구비되면, 가석방심사위원회의 청구에 의해 법무부장관이 가석방처분을 할 수 있다.

그러나 가석방 중 또 죄를 범하여 금고이상의 형을 받고 그 판결이 확정된 때에는 가석방처분의 효력을 잃는다. 다만 과실로 인한 죄로 형을 선고받았을 때는 예외를 인정하여 준다. 그런데 가석방처분을 받은 자가 '감시에 관한 규칙'을 위반한 때에는 가석방처분을 취소할 수 있도록 되어 있는데 장발장이 이러한 '감시에 관한 규칙'을 위반하면서 장발장의 이야기는 긴박하게 전개되는 것이다. (계속)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 유성 둔곡 A4블록 공공주택 연말 첫삽 뜨나
  2.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3. [기고] 공무원의 첫발 100일, 조직문화 속에서 배우고 성장하며
  4. ‘우크라이나에 군사지원·전쟁개입 하지 말라’
  5. JMS 정명석 성범죄 피해자들 손해배상 민사소송 시작
  1. 대전보건대, 대학연합 뉴트로 스포츠 경진·비만해결 풋살대회 성료
  2. 대전 유통업계, 크리스마스 대목 잡아라... 트리와 대대적 마케팅으로 분주
  3. 한국자유총연맹 산내동위원회, '사랑의 반찬 나눔' 온정 전해
  4. 구본길에 박상원까지! 파리 펜싱 영웅들 다모였다! 대전서 열린 전국 펜싱대회
  5. 대전시, 여의도에 배수진... 국비확보 총력

헤드라인 뉴스


"뜨끈한 한 끼에 마음도 녹아"… 함께 온기 나누는 사람들

"뜨끈한 한 끼에 마음도 녹아"… 함께 온기 나누는 사람들

27일 낮 12시께 눈발까지 흩날리는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대전 중구 한 교회의 식당은 뜨끈한 된장국에 훈훈한 공기가 감돌았다. 식당 안에서는 대전자원봉사연합회 소속 자원봉사자들이 부지런히 음식을 나르며 어르신들을 대접하고 있었다. 150여 명의 어르신이 빼곡히 마주 앉아 담소를 나누며 식사를 기다렸다. 얇은 패딩과 목도리 차림인 어르신들은 강한 바람을 뚫고 이곳까지 왔다고 한다. "밥도 같이 먹어야 맛있지." 한 어르신이 식당에 들어서자 자원봉사자가 빈자리로 안내했다. 이곳에 오는 대부분은 75세 이상의 독거 노인이다. 매일 혼..

"홈 승리하고 1부 간다"… 충남아산FC 28일 승강전 홈경기
"홈 승리하고 1부 간다"… 충남아산FC 28일 승강전 홈경기

창단 후 첫 K리그1 승격에 도전하는 충남아산FC가 승강전 홈경기를 앞두고 관심이 뜨거워 지고 있다. 충남아산FC는 28일 대구FC와 승강전 첫 경기를 천안종합운동장에서 홈 경기로 치른다. 홈 경기장인 아산 이순신종합운동장 잔디 교체 공사로 인해 임시 경기장으로 천안에서 경기를 하게 됐다. 승강전은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28일 홈 경기 사흘 후인 12월 1일 대구로 이동해 어웨이 경기를 치른다. 승리수·합산 득실차 순으로 최종 승격팀을 정하게 되며 원정 다득점 규정은 적용하지 않아 1·2차전 결과에 따라 연장전 또는 승부차기까지..

충청권 4개시도 "2027 하계U대회 반드시 성공"… 제2차 위원총회
충청권 4개시도 "2027 하계U대회 반드시 성공"… 제2차 위원총회

충청권 4개 시도가 2027년 열리는 하걔세계대학경기대회 성공 개최를 재차 다짐했다. 2027 충청권 하계세계대학경기대회 조직위원회(위원장 강창희, 이하 조직위)는 27일 대전 호텔 ICC 크리스탈볼룸에서 2024년 제2차 위원총회를 개최했다. 이날 총회는 지난 3월 강 위원장이 조직위원장으로 취임한 이후 처음 개최된 것이다. 행사에는 대전시 세종시 충남도 충북도 등 충청권 4개 시도 부지사와 대한체육회 부회장, 대한대학스포츠위원회 위원장, 시도 체육회장, 시도의회 의장 등이 참석했다. 강 위원장과 조직위원회 위원이 공식적으로 첫..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거리 나설 준비 마친 구세군 자선냄비 거리 나설 준비 마친 구세군 자선냄비

  •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 첫 눈 맞으며 출근 첫 눈 맞으며 출근

  • 가을의 끝자락 ‘낙엽쌓인 도심’ 가을의 끝자락 ‘낙엽쌓인 도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