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조선의 왕, 정조'의 주인공을 뽑는 오디션 프로그램. 필리핀 어머니와 단둘이 살아가는 소년 영광(지대한)과 허세와 속물근성으로 꽉 찬 음악감독 유일한(김래원) 팀은 화젯거리를 위한 들러리이자 '버리는 카드'다. 하지만 영광에게도 일한에게도 반드시 우승해야 하는 이유가 있다. 얼굴도 피부색도 다른 다문화가정 아이에게 조선의 왕을 맡길 수 있느냐는 편견부터 이겨내야 한다.
어떤 난관에도 꿈을 포기하지 않는 영광의 순수한 열정, 그런 영광을 보며 점점 '초심'을 회복하는 일한. 두 주인공의 오디션 도전기를 중심으로 촘촘하게 엮는 웃음과 감동, 화려한 춤과 음악의 거미줄이 유쾌하고 따스하다.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 출연진이 영광의 경쟁팀으로 출연해 다채로운 무대를 꾸민다. 거울을 들여다보는 영광의 맑은 웃음에, 그리고 장난스럽게 인사를 건네는 단짝 친구 성준의 능청은 보고만 있어도 마음이 평온해진다. 따뜻한 위로를 전하는 영화, 참 오랜만이다.
안순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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