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박수건달]무당이 된 조폭… 비주얼만으로 빵빵 터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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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박수건달]무당이 된 조폭… 비주얼만으로 빵빵 터진다

여장 박신양의 원맨쇼급 활약 조폭코미디의 부활 예고 감독:조진규 출연:박신양, 김정태, 엄지원

  • 승인 2013-01-10 14:32
  • 신문게재 2013-01-11 11면
  • 안순택 기자안순택 기자
줄거리:보스에게 신임 받고 부하들에게 존경 받는 조직의 2인자 광호는 라이벌 태주의 칼을 맞는다. 맨손으로 막기는 했지만 손금을 스쳐간 칼날에 운명선이 바뀌고, 팔자도 바뀐다. 갑자기 무병이 찾아오는데.

낮에는 '신빨' 날리는 박수무당, 밤에는 부산바닥 휘어잡는 조폭건달. '박수건달'은 운명의 장난에 휘말린 남자의 이야기다. '세상에 이런 일이…' 싶은 상황을 웃음과 눈물로 풀어낸다. 탄탄대로 건달인생을 걸어온 조직의 '넘버2' 광호(박신양). 자신의 자리를 호시탐탐 노리던 '넘버3' 태주(김정태)의 칼을 맨손으로 막아낸다. 그 바람에 손금이 바뀌고. 바뀐 운명선 때문에 '신기'가 생긴 광호는 낮에는 무당, 밤에는 건달로 살아간다.

박신양의 색다른 변신이 볼거리다. 화려한 아이섀도에 짙은 아이라인, 선홍빛 립스틱, 방울을 흔들며 여자목소리로 랩을 하듯 점괘를 쏘아대는 무당이 박신양이라니. 순정남 조폭(약속), 웃기는 조폭(달마야 놀자)은 봤으니 조폭 연기는 그렇다 치자. 황해도 만신 이해경 선생에게 사사 받은 무당연기가 제법 그럴싸하다.

박신양. 이 배우가 연기 잘하는 거야 익히 안다. 로맨스가이(파리의 연인), 버럭 천재(싸인), 조폭까지 다양한 캐릭터를 깊이 있게 녹여냈다. 내공이 느껴질 만큼…. 조폭일 때는 친숙한 박신양, 무당일 때는 전혀 다른 모습을 능수능란 오가는 '박수건달'의 연기는 깊이에 더해 폭도 상당한 배우임을 증명해낸다.

진지한 배우가 작정하고 망가지면 그 효과는 '따따블'이다. 무당뿐이 아니다. 접신을 넘어 급기야 귀신을 보게 되고 빙의된 모습까지 천변만화한다.

박신양의 '원맨쇼'급 활약을 그럴 듯하게 만드는 건 충무로의 내로라하는 조연진의 든든한 뒷받침이다. 김정태는 과하지 않은 오버연기로 광호의 라이벌다운 모습을 보여주고 지난해 신인상을 휩쓴 김성균은 충실한 부하 역할로 광호의 뒤를 받쳐준다. 엄지원은 도도해 보이는 외모를 뒤집어 주책바가지 역할로 웃음을 보탠다. 명보살은 조선의 국모 명성황후의 신을 받은 무당. 광호를 무당으로 이끄는 중요한 역할이지만 목 디스크 올 것 같은 과도한 가채에, 쭈뼛 선 번개머리까지 망가질 대로 망가진다. 조진웅은 짧게 등장하지만 엔딩을 책임진다. 여자귀신의 영혼이 빙의된 박신양과 서로 부둥켜안고 벌이는 러브신(?)은 포복절도 급.

아역배우 윤송이는 눈물을 맡는다. '발견' 급인 이 아역 배우는 닭똥 같은 눈물을 뚝뚝 흘리며 기어코 눈물을 빼게 만든다. 조폭액션에 코미디, 휴먼드라마, 코믹공포 등 복합장르로 어수선한 느낌도 들지만 배우들의 호연에 힘입어 웰메이드 코미디로 완성됐다. 조폭 코미디물에 식상한 관객도 수용할 수 있을 만큼 성공적으로 뽑아냈다. 웃으면 복이 온다고, 정초 웃어보는 것도 괜찮겠다. '조폭마누라'로 조폭 코미디를 새로 썼던 조진규 감독의 신작.

안순택 기자 soota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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