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차장 부지를 활용해 건설한 서구문화원<왼쪽>과 관저문예회관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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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서구가 ‘역발상’의 행정으로 예산을 절감하면서 지역 문화시설을 확보하는 성과를 거둬 타 지자체의 관심을 받고 있다.
공영주차장 부지에 연면적 30%까지 공연장 등 문화근린시설을 지을 수 있다는 주차장법 시행령 제1조를 활용해 현안사업을 잇달아 해결하고 있는 것이다.
2010년 서구 탄방동에 세운 서구문화원과 지난해 9월 개장한 관저문예회관에 이어 올해까지 생각을 뒤집어 문화시설을 마련하는 정책은 지속될 전망이다.
서구문화원은 1995년부터 15년 넘게 둔산1동 주민센터의 일부 공간을 빌려 사용했다. 때문에 교육 및 문화수준이 높은 주민들의 여가활용과 문화예술 활동에 대한 욕구를 충족시키기 어려운 상태로 독립청사 마련을 기다려 왔다. 열악한 지방재정에서 둔산 지역에 땅을 사고 건물을 세운다는 것은 감히 생각하기 어려운 일. 이때 주차장 부지에 주차타워를 세울 때 연면적 30%는 문화근린시설로 활용할 수 있다는 주차장법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서구 관내에 주차장 부지를 찾아 주차빌딩을 세우면 그 안에 서구문화원을 만들 수 있다는 의미였다.
서구 문화체육과 김광덕 담당은 “공연장과 전시실 등의 독립된 문화원이 필요했지만, 부지를 매입하는 게 가장 큰 어려움이었다”며 “주차장법을 활용하면 부지 매입비가 없어도 건물을 지을 수 있어 이를 실제 적용해보고자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탄방동에 방치되듯 남아있던 주차장 부지(1952㎡)에 지하 1층 지상 6층의 철근콘크리드 건물을 짓고 그 안에 서구문화원(2731㎡)과 주차장(6434㎡)을 조성했다. 건물 연면적에서 서구문화원이 차지하는 비율은 29.8%이고 도안신도시 열병합발전소 건립 5㎞ 이내에 지원되는 2억800만원까지 추가 지원받았다.
이를 통해 둔산생활권에 미술전시관과 도서실, 향토사료박물관, 공연장, 강의실 등의 공공문화 향유시설을 만들고 여기에 161대 규모의 주차장도 갖게 됐다.
주차장 부지를 활용한 건립방식은 전국적인 관심을 받아 현재 포천시와 울산시 5개 문화원, 고창, 대구 달서구문화원 등이 이같은 방식으로 문화원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역발상의 아이디어는 지난해 9월 18일 개관한 관저동 문예회관에서도 그대로 적중했다. 건양대병원 네거리에 공영주차장으로 사용되던 부지(2023㎡)에 지하 2층 지상 3층의 빌딩을 세워 연면적의 26%를 254석의 공연장과 전시실, 다목적실의 문예회관으로 활용했다.
문예회관을 짓기 위해 부지를 매입하는 십수억원을 아낄 수 있었으며, 인구가 꾸준히 늘어나는 관저지역에 문화시설에 지역 균형을 이룰 수 있었다.
올해는 월평동 마권장외발매소 인근에 주차장을 조성할 계획으로 역발상의 행정이 이어질 지 관심을 받고 있다.
홍광열 문화체육과장은 “부지매입 예산 문제에 묶여 자칫 추진할 수 없었던 사업에 접근 방식을 달리해 성공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도안신도시 등 문화체육시설의 저변 확대에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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