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복 박사의 한자로 세상읽기]南風競 <남풍불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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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복 박사의 한자로 세상읽기]南風競 <남풍불경>

(세력을 크게 떨치지 못함)

  • 승인 2013-01-02 14:16
  • 신문게재 2013-01-03 20면
  • 이재복 박사이재복 박사
남풍불경(南風不競)은 춘추좌씨전에 나오는 말이다.
풍(風)은 무릇 범(凡)에 벌레 충(虫)을 넣은 글자이다. 충(虫)은 동물을, 범(凡)은 널리 퍼짐을 뜻한다. 즉 공기가 널리 퍼져 생물이 깨어나 움직인다는 데서 “바람”이라는 의미로 쓰이게 되었다.
춘추시대 때의 일이다. 정나라 자공은 초나라의 군대를 끌어들여 권력을 장악하고자 했다. 그러나 초나라의 자경은 이에 반대했다. 이 소식을 들은 초나라 강왕은 그에게 사람을 보내어 자신이 그동안 이룬 업적이 없는데 이번 기회에 민심을 얻는 계기를 마련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 말을 들은 자경은 “한 번 부딪쳐 보겠습니다. 그러나 일이 잘 되지 않으며 회군시킬 것입니다. 그러면 왕께 불명예도 되지 않을 것입니다.” 하고 출병했다. 자경은 군대를 이끌고 정나라를 공격했다. 그러나 정나라는 자공의 야심을 미리 알고 대비했기 때문에 실패했다.
이에 앞서 악관 사광은 초나라 군사가 공격해 온다는 소식을 듣고 “남방의 음조는 미약하고 생기가 없으므로(南風不競) 초군은 반드시 실패할 것입니다.” 하고 예언했다. 이때부터 남풍불경은 “세력을 크게 떨치지 못한다”는 의미로 쓰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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