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의 자살사건… 그 중심에 엄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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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의 자살사건… 그 중심에 엄마가?

사실과 진실의 문제 담은 청소년 추리소설

  • 승인 2013-01-02 10:48
  • 신문게재 2013-01-03 12면
  • 배문숙 기자배문숙 기자
●진실게임

▲ 최나미 저
▲ 최나미 저
백만 볼트 건전지를 끼워도 어느 자리에서도 존재감이 드러나지 않는 열다섯 소녀 민재영은 자체 발광 오빠 재서와 이란성 쌍둥이다. 극도로 예민한 엄마 때문에 온 식구가 숨죽이고 지내는 가운데 재서한테 공황장애 증상이 나타나고, 재서의 병 치료를 위해 1년 정도 가까운 시골 마을에서 살기로 한다. 재영이네 식구가 이사 간 솔구마을은 엄마의 고향으로, 엄마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온 가족의 편의를 위해 어쩔 수 없이 정한 곳이다. 여기서 재영은 엄마의 낯선 과거와 마주하게 되고, 조용한 시골 마을을 발칵 뒤집어 놓은 한 소녀의 자살 사건의 중심에 엄마가 있었음을 알게 된다.

사실과 진실은 우리의 일상에서 중요한 판단 기제로 작동한다. 사전에 의하면 '사실(事實)'은 '실제로 있었던 일이나 현재에 있는 일'을 뜻하는 말이고, '진실(眞實)'은 '거짓이 없는 사실'을 뜻하는 말이다.

그래서 사실은 하나지만 진실은 여러 개가 존재할 수 있다. 한 가지 사실을 바라보는 사람들에 따라 판단이 다르기 때문이다. 진실이란 어찌 보면 사실에 대한 각자의 평가다. 뉴스나 신문에서 접하는 사건 보도나 사회 문제도 사실과 진실에 대한 여러 가지 판단을 갖게 한다.

예를 들면 '천안함이 침몰한' 것은 사실이지만 과학의 문제로 접근하느냐 정치 문제로 접근하느냐에 따라 그 진실이 달라질 수 있는 것처럼.

작가 최나미는 2004년 『바람이 울다 잠든 숲』으로 등단, 『진휘 바이러스』, 『걱정쟁이 열세 살』 등 열세 살 아이들의 심리를 세심하게 잡아내, 이전과는 전혀 다른 시각으로 우리 시대의 가족과 부모, 아이의 일상을 조명하는 작품으로 유명하다.

그는 늘 새로움을 꾀하는 한편으로 작가가 일관되게 관심 갖고 있는 것은 '관계'의 문제다.

'나'와 친구ㆍ가족ㆍ이웃ㆍ사회와의 소통과 관계 맺음을 이 작가처럼 미묘하고 섬세하게, 마치 내 이야기처럼 다루는 작가는 흔치 않다. 줄곧 고학년 동화를 쓰다 청소년 세계에 첫 발을 내디딘 아이들의 이야기 『단어장』으로 청소년소설도 성공적으로 시작한 작가의 두 번째 청소년소설 『진실게임』은 엄마의 과거 사건을 추리소설처럼 파헤쳐 '관계'의 문제를 다루는 독특한 작품이다. 사계절/최나미 지음/280쪽/ 9000원

배문숙 기자 mo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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