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나미 저 |
사실과 진실은 우리의 일상에서 중요한 판단 기제로 작동한다. 사전에 의하면 '사실(事實)'은 '실제로 있었던 일이나 현재에 있는 일'을 뜻하는 말이고, '진실(眞實)'은 '거짓이 없는 사실'을 뜻하는 말이다.
그래서 사실은 하나지만 진실은 여러 개가 존재할 수 있다. 한 가지 사실을 바라보는 사람들에 따라 판단이 다르기 때문이다. 진실이란 어찌 보면 사실에 대한 각자의 평가다. 뉴스나 신문에서 접하는 사건 보도나 사회 문제도 사실과 진실에 대한 여러 가지 판단을 갖게 한다.
예를 들면 '천안함이 침몰한' 것은 사실이지만 과학의 문제로 접근하느냐 정치 문제로 접근하느냐에 따라 그 진실이 달라질 수 있는 것처럼.
작가 최나미는 2004년 『바람이 울다 잠든 숲』으로 등단, 『진휘 바이러스』, 『걱정쟁이 열세 살』 등 열세 살 아이들의 심리를 세심하게 잡아내, 이전과는 전혀 다른 시각으로 우리 시대의 가족과 부모, 아이의 일상을 조명하는 작품으로 유명하다.
그는 늘 새로움을 꾀하는 한편으로 작가가 일관되게 관심 갖고 있는 것은 '관계'의 문제다.
'나'와 친구ㆍ가족ㆍ이웃ㆍ사회와의 소통과 관계 맺음을 이 작가처럼 미묘하고 섬세하게, 마치 내 이야기처럼 다루는 작가는 흔치 않다. 줄곧 고학년 동화를 쓰다 청소년 세계에 첫 발을 내디딘 아이들의 이야기 『단어장』으로 청소년소설도 성공적으로 시작한 작가의 두 번째 청소년소설 『진실게임』은 엄마의 과거 사건을 추리소설처럼 파헤쳐 '관계'의 문제를 다루는 독특한 작품이다. 사계절/최나미 지음/280쪽/ 9000원
배문숙 기자 mo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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