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쪽방 거주민들은 평균 15.3년 쪽방에 거주해 지역에 대한 애착과 이웃 공동체 의식이 성숙한 상태로 타지역 이주보다 지역 내 임대주택을 보급하는 게 바람직할 것으로 분석됐다.
대전복지재단(이사장 김화중)은 28일 복지재단 9층 회의실에서 '쪽방마을 사랑나누기 사업 최종결과보고회'를 개최해 이같은 지난 1년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대전역 주변 동구 정동ㆍ원동ㆍ삼성동에 밀집한 쪽방은 성인 한 사람이 잠만 잘 수 있는 1평 미만으로 욕실ㆍ부엌 같은 편의시설이 없어 최저주거기준에 미달하는 터전을 말한다. 3개 행정동에 쪽방거주자 722명은 월 5만원에서 25만원까지 대부분이 월세(80%)로 지내고 있으며, 남성(67%)이 여성(32%)보다 두 배 많았다.
대전 쪽방거주자 149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면접설문에서 평균연령은 62세로 쪽방에 거주한 기간을 보면 10년 이상 쪽방에 살았다는 응답이 53%에 달했고 40년 이상이라고 응답한 사람도 13%를 차지했다.
쪽방 거주에 대한 만족도 조사에서는 조금 좋다(45%), 매우좋다(18%) 등 쪽방생활에 대체로 만족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타지역에 이사할 생각이 있는지 질문에는 대부분 없다(79%)고 답했다.
이는 쪽방거주민들이 거주지역에 대한 애착과 이웃과 공동체의식이 형성됐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반면, 만성적인 질병과 부족한 의료서비스는 쪽방거주자들에게 가장 심각한 위협요소인 것으로 조사됐다.
설문에 응답한 쪽방거주자 149명 중 91.9%가 질병이 있고 고혈압(32%), 하체관련 질환(24%), 허리질환(15%) 등 단기간에 치료될 수 없는 만성질환이었다.
또 육체적ㆍ정신적 장애가 있는 비율이 28.4%로 대전시민 평균 장애비율 4.7%보다 훨씬 높게 조사됐다. 문제성 음주습관과 정신건강상 문제를 지닌 쪽방거주민에 대한 전문적 의료개입 역시 부족해 이 부분에 대한 정책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됐다.
대전복지재단 김정득 정책연구팀장은 “가족이 해체되고 사업실패를 경험하면 누구나 최저주거기준에 미달하는 쪽방으로 내몰릴 수 있는 게 안타까운 현실”이라며 “이번 연구를 통해 대전역 쪽방밀집지역을 개선하는 기본적인 자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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