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화]노인, 보호의 대상을 넘어 존경의 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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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화]노인, 보호의 대상을 넘어 존경의 대상

[월요아침]이석화 청양군수

  • 승인 2012-12-30 13:44
  • 신문게재 2012-12-31 20면
  • 이석화 청양군수이석화 청양군수
▲ 이석화 청양군수
▲ 이석화 청양군수
저출산과 평균수명의 신장으로 우리나라는 이미 2000년을 기점으로 고령화 사회에 진입했다. 앞으로 5년 이내에 65세 이상 노인인구의 비율이 14%를 상회하는 고령사회에 접어들 것으로 전망되고, 일부 지역은 고령사회를 지나 초고령사회에 근접하고 있다.

노인인구의 급격한 증가는 노령인구가 늘어나고 있다는 단순한 사회현상으로 대수롭지 않게 인식될 수도 있다. 그러나 유년층과 청장년층에 비해 노인인구의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아짐에 따라 부양비 증가 등의 부정적인 면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또한 노인들은 일부 비정상적인 인식에서 비롯된 차별문제, 신체적 약화에 따른 건강과 의료 문제, 경제활동 부재와 부양체계 미흡으로 인한 빈곤문제, 은퇴와 급격한 환경변화에 따른 역할 상실문제 등에 직면하고 있다.

위와 같은 노령화에 따른 문제는 비단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공통된 사회문제로 대두되면서 노인문제 해결을 위한 다양한 방법들이 연구되고 있지만, 아직도 만족할 만한 해결책을 제시하지는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금 우리는 노인들이 사회에서 소외되고 대접받지 못하는 원인은 무엇이며, 바람직한 노인의 역할에 대하여 심도 있게 논의해야할 시기에 와 있다. 노인들은 지난 한세기 동안, 일제 강점 하에서 나라 잃은 설움을 극복하고 독립을 쟁취했으며 동족상잔의 비극과 1950~1960년대 전후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한강의 기적'으로 불리는 경제적 성장을 이룬 분들이다.

현재 우리가 누리는 여유와 소외계층을 위한 복지정책들은 모두가 이 분들의 피와 땀으로 일궈낸 경제성장을 바탕으로 하고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할 것이다.

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응답자의 73.3%가 우리나라의 노인이 공경받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와 있다.

이제 노인들의 희생과 노력에 걸맞은 복지정책을 실현하고 이 분들을 사회에서 적응하지 못하는 '뒷방 노인네'가 아닌 우리사회의 어른으로 인식해야 한다.

많은 사람들이 은퇴한 후에도 일하는 사람이 오래 산다고 얘기한다. 나이를 먹어도 일을 한다는 것은 내가 사회에 필요한 존재임을 자각하고 확인해주는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노년기에 수반하는 변화의 개인차는 매우 다양하다는 것이 정신신체학자들의 공통된 견해다. 노화에 따른 유형들을 보면 매사를 불만족스러워하는 사람, 더욱 활동적인 사람, 아주 은둔해버리는 사람, 새로운 도전을 흥미로워하는 사람, 스스로 측은해하며 좌절하는 사람, 낙천적이고 긍정적인 사람들이 있기 마련이다.

어느 칼럼에서 많은 노인들은 노년기에 들어서면 자신을 '성 쌓고 남은 돌'로 간주하며 더 분투하지 않고 안락을 추구하는데 이는 인생의 낭비다. '비록 연령은 많지만, 계속 분발, 노력하면 젊은이들 못지않게 큰 성과를 거둘 수 있다'는 대목을 의미있게 접한 바가 있다. 이는 바로, 노년기지만 활동적이고, 새로운 도전을 흥미롭게 생각하면서, 낙천적이고 긍정적인 사고를 소유하고 이를 실천하는 노인들의 역량에 대하여 결코 우리사회에서 홀대할 수 없음을 말해주는 내용으로 이해된다.

노마지도(馬智途)라는 고사 성어와 그리스의 격언에 '집안에 노인이 없거든 빌리라'는 말이 있다. 이는 오랜 세월동안 인생에서 겪은 삶의 경륜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잘 보여 주는 말이다.

21세기는 세대간, 계층간의 벽을 허물고 소통과 화합의 시대가 되어야 한다. 세대간의 벽은 더 이상 존재할 이유가 없는 시대에 와 있다. 특히 노인문제가 고령화사회의 산물로 심각하게 인식해서는 안 될 것이다. 지금 우리사회는 각 분야에서 갈등으로 인해 소통이 단절되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이러한 문제는 이 사회의 어르신인 노인들이 앞장서 해결해 주어야 한다. 노인들은 이제 젊은이들의 보호의 대상이 아니라 다양한 경륜을 배우는 존경의 대상으로 그리고 사회의 어른으로 함께 호흡하며 지혜를 나눠야 한다.

이제 한해가 저물고 있다. 밝아오는 새해에는 올해보다 더 나은 맞춤형 복지를 실현해 알뜰하게 보살펴드리고, 노인들이 사회의 한 축으로서 존경받는 원로로 확고히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모든 국민이 노력해야 된다. 초고령사회에 접어들었지만, 노인들의 왕성한 활동과 적극적인 사회참여로 활력이 넘치는 사회로 새롭게 변모해 나가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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