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수]당선인의 공약을 지켜보자

  • 오피니언
  • 사외칼럼

[김희수]당선인의 공약을 지켜보자

[목요세평]김희수 건양대 총장

  • 승인 2012-12-26 14:23
  • 신문게재 2012-12-27 20면
  • 김희수김희수
▲ 김희수 건양대 총장
▲ 김희수 건양대 총장
지난 반년 이상을 온 나라를 시끄럽게 했던 대선이 끝나고 당선자가 가려졌다. 당선인은 국민의 선택에 감사하고, 자신을 지지하지 않은 국민들의 뜻까지 겸허히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낙선자는 선거결과에 승복하고 당선인의 선정(善政)을 당부했다. 그리고 선거결과는 자신의 실패이지 자신을 지지해준 국민의 실패는 아니라며 지지나 반대를 초월해 국민에게 감사를 표하며 떠났다.

지든 이기든 국민에 대한 감사로 시작해 감사로 끝난 우리 선거를 바라보면서 우리나라가 경제선진국만 된 것이 아니라 정치선진국에도 도달했구나 하는 대견한 생각도 해본다. 과거 선진국에서 전국민의 축제처럼 치러지는 선거를 보면서 부러워했던 우리 세대의 사람들은 모두 비슷한 생각일 것이다.

광복 이후 수십 년 동안 수많은 선거를 치러오면서 우리에게 선거는 '축제'로 기억되지 못했다. 선거 이전보다 더 치열한 싸움이 전개되고 부정선거 논란으로 고소고발이 난무해, 국민들에게는 더 큰 불안과 어려움을 안겨주던 아름답지 못한 '필요악'의 행사로 남아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민주화시대에 돌입한 이래 우리의 선거 역시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는 국민의 축제로 자리잡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제 남은 문제는 당선인이 그동안 쏟아내었던 공약들을 어떻게 실천해나가느냐를 지켜보는 일이다. 그동안의 약속이 단지 당선만을 위한 구호에 불과한 것이라면 그의 공약(公約)은 말 그대로 '공약(空約)'이 되어 오히려 국민들의 분노만 사게 될 것이다. 그래서 지금은 당선인이 유세과정 중에 내뱉은 한마디 한마디를 잘 되새겨 실천의 구체적인 플랜을 짜서 국민들에게 제시할 차례가 된 것이다.

대학을 운영하는 입장에서 당선인이 내세웠던 대학교육에 관한 공약이나 일자리에 대한 공약에 기대를 갖게 된다. 당선인이 내세운 모두 열가지 큰 제목의 공약 가운데 교육 관련은 여덟 번째 공약인 “꿈과 끼를 마음껏 키우는 행복교육”에 들어 있고, 일자리 관련은 그보다 중요도가 더 높아 여섯 번째 공약인 “일자리를 늘리고, 지키고, 질을 올리는 '늘ㆍ지ㆍ오' 정책 추진”에 들어 있다.

수많은 교육 관련 공약 가운데 대학이 직접적으로 관련된 것은 '반값등록금'으로 요약되는 것같다. 그와 함께 '학자금 대출의 실질금리 제로화'도 들어 있다. 야당에서도 이 '반값등록금'을 내놓았었는데 실현가능성은 당선인의 정책이 더 높아보였다. 한꺼번에 반값등록금을 실현하겠다는 것은 아무리 예산편성을 잘 한다 해도 절대적인 파이가 부족한 상황에서 불가능할 것이기 때문이었다. 다행히 당선인의 공약은 점진적으로 또 소득분위에 따라 차등적으로 지급하겠다는 것이어서 가능성이 높아 보였다. 반값등록금은 대학의 경쟁력을 높여 장학금 비율을 높이는 방향으로 해결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할 것이다.

일자리 정책에 있어서도 일자리를 늘리고, 지키고, 질을 올리자는 '늘ㆍ지ㆍ오' 정책은 대학교육과 연계하여 반드시 실행해야 할 정책이다. 그와 함께 비정규직문제, 근로자 정년 60세 확대문제, 일방적 구조조정과 정리해고 방지할 사회적 대타협기구 구성, 청년의 해외취업 확대, 근로시간 단축, 사회보험 국가지원, 최저임금 인상 등 다양한 공약들이 나열되어 있다. 그 가운데 한가지 눈에 띄는 것은 '스펙초월 채용시스템'이다. 학벌, 스펙과 상관없이 도전정신과 창의력으로 취업할 수 있도록 하는 취업시스템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이러한 공약들이 제대로 가동된다면 현재의 일자리문제는 획기적으로 개선될 것이 분명하다.

재원조달에 대한 대책도 제시되고 있다. 국민 부담을 과도하게 증가시키지 않으면서 지속가능한 복지정책을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세계적인 경제불황 상황에서 한국만 경제호황을 기대, 재정을 늘려나가겠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렇다면 현재의 경제규모라도 잘 지키면서 잘 나눠써야 한다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그런데 일자리 창출, 농어촌 활력화, 중소중견기업 육성, 맞춤형 보육 등 새정부가 추진해야 하는, 돈이 들어갈 사업들은 너무 많다. 그렇기 때문에 당선인은 지금부터 공약을 면밀히 검토하여 다시 조정해나가야 한다. 만에 하나 포퓰리즘적인 것이 있었다면 과감히 수정하고 국민에게 동의를 구하여야 한다. 우리와 우리 후손들을 위해 그것은 빠를수록 좋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 유성 둔곡 A4블록 공공주택 연말 첫삽 뜨나
  2.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3. [기고] 공무원의 첫발 100일, 조직문화 속에서 배우고 성장하며
  4. ‘우크라이나에 군사지원·전쟁개입 하지 말라’
  5. JMS 정명석 성범죄 피해자들 손해배상 민사소송 시작
  1. 대전보건대, 대학연합 뉴트로 스포츠 경진·비만해결 풋살대회 성료
  2. 대전 유통업계, 크리스마스 대목 잡아라... 트리와 대대적 마케팅으로 분주
  3. 한국자유총연맹 산내동위원회, '사랑의 반찬 나눔' 온정 전해
  4. 구본길에 박상원까지! 파리 펜싱 영웅들 다모였다! 대전서 열린 전국 펜싱대회
  5. 대전시, 여의도에 배수진... 국비확보 총력

헤드라인 뉴스


"뜨끈한 한 끼에 마음도 녹아"… 함께 온기 나누는 사람들

"뜨끈한 한 끼에 마음도 녹아"… 함께 온기 나누는 사람들

27일 낮 12시께 눈발까지 흩날리는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대전 중구 한 교회의 식당은 뜨끈한 된장국에 훈훈한 공기가 감돌았다. 식당 안에서는 대전자원봉사연합회 소속 자원봉사자들이 부지런히 음식을 나르며 어르신들을 대접하고 있었다. 150여 명의 어르신이 빼곡히 마주 앉아 담소를 나누며 식사를 기다렸다. 얇은 패딩과 목도리 차림인 어르신들은 강한 바람을 뚫고 이곳까지 왔다고 한다. "밥도 같이 먹어야 맛있지." 한 어르신이 식당에 들어서자 자원봉사자가 빈자리로 안내했다. 이곳에 오는 대부분은 75세 이상의 독거 노인이다. 매일 혼..

"홈 승리하고 1부 간다"… 충남아산FC 28일 승강전 홈경기
"홈 승리하고 1부 간다"… 충남아산FC 28일 승강전 홈경기

창단 후 첫 K리그1 승격에 도전하는 충남아산FC가 승강전 홈경기를 앞두고 관심이 뜨거워 지고 있다. 충남아산FC는 28일 대구FC와 승강전 첫 경기를 천안종합운동장에서 홈 경기로 치른다. 홈 경기장인 아산 이순신종합운동장 잔디 교체 공사로 인해 임시 경기장으로 천안에서 경기를 하게 됐다. 승강전은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28일 홈 경기 사흘 후인 12월 1일 대구로 이동해 어웨이 경기를 치른다. 승리수·합산 득실차 순으로 최종 승격팀을 정하게 되며 원정 다득점 규정은 적용하지 않아 1·2차전 결과에 따라 연장전 또는 승부차기까지..

충청권 4개시도 "2027 하계U대회 반드시 성공"… 제2차 위원총회
충청권 4개시도 "2027 하계U대회 반드시 성공"… 제2차 위원총회

충청권 4개 시도가 2027년 열리는 하걔세계대학경기대회 성공 개최를 재차 다짐했다. 2027 충청권 하계세계대학경기대회 조직위원회(위원장 강창희, 이하 조직위)는 27일 대전 호텔 ICC 크리스탈볼룸에서 2024년 제2차 위원총회를 개최했다. 이날 총회는 지난 3월 강 위원장이 조직위원장으로 취임한 이후 처음 개최된 것이다. 행사에는 대전시 세종시 충남도 충북도 등 충청권 4개 시도 부지사와 대한체육회 부회장, 대한대학스포츠위원회 위원장, 시도 체육회장, 시도의회 의장 등이 참석했다. 강 위원장과 조직위원회 위원이 공식적으로 첫..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거리 나설 준비 마친 구세군 자선냄비 거리 나설 준비 마친 구세군 자선냄비

  •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 첫 눈 맞으며 출근 첫 눈 맞으며 출근

  • 가을의 끝자락 ‘낙엽쌓인 도심’ 가을의 끝자락 ‘낙엽쌓인 도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