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 격벽의 시멘트가 부서져 화장실로 들어오는 배관이 외부에 노출돼 동파됐지만, 집주인은 수도관이 얼지 않도록 세입자가 물을 틀어놨어야 했다고 말했다.
#2. 서구의 한 소규모 단지 아파트의 경우에 살고 있는 이모(41ㆍ여)씨는 현관에 설치된 모터 소리가 갈수록 커져 집주인에 항의했지만 “참고 살라”는 집주인의 말만 들었을 뿐이다.
2년 전 집안의 수압이 낮아 리모델링을 하면서 집주인이 모터를 현관에 들여놨지만 이씨가 입주한 지 7~8개월 지나 소리가 갈수록 커졌다.
이씨는 세입자의 사정을 봐주지 않는 집주인이 야속할 뿐이다.
최근 기온이 급하강해 강추위가 이어지면서 주택의 수도관 및 수도계량기 등의 동파 현상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지만 수리를 해주지 않는 집주인의 횡포에 세입자들만 울상을 짓고 있다.
25일 대전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이달들어 충청권에서는 최저기온이 영하 10℃를 뛰어넘는 등 강추위가 이어지고 있다.
수도계량기만 하더라도 올해 전국적으로 4만1000여건이 발생할 정도로 겨울철 기온 하락에 따른 수도관 및 보일러 고장이 끊이질 않는 상황이다.
임대해서 거주하고 있는 세입자들의 경우엔 이같은 고장 및 파손에 대한 대처법을 알지 못해 피해를 보는 경우가 허다하다.
집주인에게 항의를 해도 해결이 되지 않는 경우, 당장 겪고 있는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세입자들은 '울며 겨자먹기'로 동파된 수도관 등에 대한 수리를 직접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민법 상 전세 등 계약기간 동안에 세입자가 고의나 과실 관리부실로 문제가 발생한 게 아니면 이에 대해 집주인이 수리를 해줘야 한다는 게 부동산 관리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지역부동산업계 한 관계자는 “세입자가 해당 주택의 시설물에 대해서 관리를 제대로 하지못해 파손됐다면 당연히 세입자가 수리비 등을 부담해야 한다”면서 “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집주인은 해당 수리를 해줘야 하며, 수리를 해주지 않는다면 세입자는 계약해지나 손해배상 청구 등을 할 수가 있다”고 말했다.
이경태 기자 biggerthanseo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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