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독수리 5형제가 충남교육청 현관 앞에서 2013년 충남교육 성공을 기원하는 화이팅을 파치고 있다. 왼쪽부터 구미숙, 민병희, 김건무, 박미애, 양정숙 장학사. |
충남교육청에도 일명 '독수리 5형제'로 지칭되는 전문직 그룹이 있어 세간에 화제다(여장학사 5명이나 이들은 자매 보다는 형제로 불러달고 한다. 의리가 그 만큼 소중하다는 것이다). 5형제들은 민병희 장학사(학생생활지원과 학교폭력 근절담당), 양정숙 장학사(교육과정과 학력증진), 박미애 장학사(교원정책과 초등인사), 구미숙 장학사(학교정책과 유아 담당), 김건무 장학사(교육정책과 유아ㆍ특수 인사 담당). 다섯 자매임에도 굳이 형제로 불러달라는 의미는 양성 평등을 실현하겠다는 뜻이 담겨져 있는 것으로 읽힌다. 5형제의 대학 학번은 70년 후반에서 80년대 초의 '원조 386학번'. 교육을 획기적으로 바꿔보겠다는 꿈을 갖고 전문직에 응시했다는 공통점도 있다. 5형제들의 '입'을 통해 충남교육이 추구하는 목표와 여자 장학사로서의 애환과 기쁨을 들어봤다.
<편집자 주>
-도교육청과 지역교육청, 산하기관에 근무하는 여성 전문직 비율은 얼마나 되나.
“(박 장학사) 충남교육청 전문직 현황을 보면 초등은 남자 75명, 여자 50명으로 여성 전문직의 비율이 40%다. 중등은 남자 106명, 여자 29명으로 여성 비율이 22%에 그치고 있다. 전체를 보면 남자 181명, 여자 79명으로 여성이 차지하는 비율은 30%다. 예전에 비해 크게 늘었다. 전문직 문화도 여성 특유의 섬세함과 부드러움으로 변화하는 양상이다. 장학사가 된지 벌써 10년이 됐다. 39살에 시험에 합격했다. 지난해 교장 연수를 다녀와서 내년 이후에는 학교장으로 부임하게 될 것으로 안다. 학교에 나가면, 전문직에서 배운 여러 교육 노하우를 현장에 적용해 창의적인 학교 경영이 될 수 있도록 하는 계획을 나름대로 세우고 있다.”
-5형제들에게 왜 전문직인 장학사가 됐는지를 물어봤다.
“(민 장학사)중등에서 국어를 가르쳤다. 학생들을 지도하는 것도 큰 보람이었지만 제대로 된 교육의 틀을 기획하고, 이를 일선 학교 현장에 적용시켜 보고 싶었다. 아직 초보라 생각한다. 더 많은 연찬을 통해 장학사 합격 당시 '초심'을 갖고 연구와 연찬에 매진하려 한다.”
“(양 장학사) 첫 근무지인 금산 금성초에서 교직을 시작할 당시를 회상해 보면서 왜 내가 전문직을 택했는지를 가끔씩 되새겨 본다. 공부도 잘하지만 인성이 뛰어난 인재를 양성시킬 교과 과정을 만들어보겠다는 뜻 때문이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지금 돌이켜 보면 참으로 당찬 꿈이었다.”
“(박 장학사) 주변 선배들의 권유도 있었지만 교육 행정을 하는 전문직이 멋었어 보였다. 특히 당시에는 여 장학사가 흔치 않은 상황이었기 때문에 더 더욱 전문직 시험에 도전해보고 싶었다. 벌써 전문직 경력이 10년이 됐지만 기대한 만큼의 성과를 내지 못해 아쉽다. 이번 인터뷰를 계기로 더 열심히 일하겠다.”
“(구 장학사) 유아교사 시절, 유아 교육 전반을 되짚어 보고 이를 현실화 시키려는 생각에 장학사 꿈을 키웠다. 전문직이 돼 보니 역량의 한계를 느껴 대학원에 진학하며 관련 지식을 쌓는 노력을 해오고 있다. 미래의 동량이 훌륭히 클 수 있도록 유아 교육 시스템을 제대로 정비하는 방안을 찾고 있다.”
“(김 장학사) 서천 종천초등 교사를 시작으로 벌써 교직 생활이 20여년 지났다. 현재 맡고 있는 인사 문제를 투명하게 하는 일에 역점을 두고 있다. 모든 교육 행정에 청렴성을 결합하는 노력을 기울이겠다.”
“(양 장학사) 2년 정도 됐다. 각 지역교육청에서 흩어져 근무하다 본청 각과에 배치되면서 가까워졌다. 여 장학사는 사실상 쉬운 직종은 아닌 것 같다. 각종 감사와 행정사무감사, 국정감사를 받기 위해 방대한 양의 자료를 취합하는 것부터 교과부 지침을 일선 교육청에 하달하는 일까지 업무도 다양하다. 그러다 보니 야근하는 시간이 많다. 야근 하면서 가까워져 친언니ㆍ동생 관계가 된 것 같다. 여 장학사들 가운데 비슷한 성격을 갖고 있는 것 같다. 일 욕심도 비슷하고 말이다. 집에서는 부인이나 엄마로선 점수를 얻기 어렵다. 빵점 엄마들이라고나 할까(웃음).”
“(구 장학사)처음에는 왜 그리 몰려 달리나 하는 눈총 아닌 눈총도 받았으나 충남교육 발전을 목표로 한 친목 성격이다 보니 이제는 우리를 보고 재밌어 한다. 자매가 아니고 왜 형제라고 부르냐고 묻는 직원들도 있다.그렇다고 패거리 문화를 만들지는 않는다. 서로 정보를 공유하고 업무를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각자 맡은 업무의 내년 계획에 대해 말해 달라.
“(민 장학사) 교사는 사랑으로 가르치고, 학생은 존경으로 배우는 안정된 교실 속에서 폭언, 폭행, 따돌림 없는 안전하고 행복한 학교를 만들 계획이다. 이를 위해 예방, 조치, 치유의 3단계 융합프로그램 운영으로 사안을 조기 발견하고 조치하는 대응체제를 마련하고, 가ㆍ피해학생을 지도와 치유하는 운영체제를 강화해 학교폭력 방지를 위해 노력할 것이다.”
“(양 장학사)내년부터 '충남학력 뉴 프로젝트 2.0'의 일환으로 교과별 창의력을 기르고자 노력할 것이다. 다정다감 국어교과서 시가 외우기, 영어교과서 외우기 등을 통해 학생들의 언어 사용능력 및 감수성, 외국어 활용능력을 신장시키겠다. 교과통합 드림캠프 운영으로 미래 주도형 학생 창의력을 지속적으로 신장시켜 나갈 계획이다.”
“(박 장학사, 김 장학사) 초등과 유아ㆍ특수 교사들의 인사를 담당하다 보니 인사가 투명하고 공정하게 단행되도록 노력을 기울이겠다. 클린 행정 문화 정착 차원에서 인사는 매우 중요하다. 인사가 만사라는 말이 있을 정도니 말이다. 더욱 인사 자료가 정확하고 외압에 의해 혹시나 있을 인사특혜가 발생하지 않도록 각별한 주의를 기울이겠다.”
“(구 장학사) 유아교육은 3~5세 누리과정 전면 실시로 큰 변화가 있다. 유치원 및 어린이집에 다니는 3~5세 모든 유아에게 29만원의 유아학비를 지원할 계획이다. 3~5세 연령별 학급편성 및 농산어촌 유아의 통학편의 제공, 학부모가 안심하고 직장생활을 할 수 있도록 행복 나눔 돌봄 유치원 운영으로 질 높은 유아교육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또한 3~5세 연령별 누리과정 지도서, 교재교구, 환경개선비 등을 지원할 방침이다.”
-한국에서 첫 여성 대통령이 나왔다. 본격적인 여성시대의 개막을 알리는 신호탄인데 이를 어떻게 생각하나.
“(민병희 장학사) 커다란 의미를 담고 있다. 말로만 양성 평등이 상당히 많았으나 여성 대통령 선출은 양성 평등이 우리 사회에 자리를 잡는 기틀이 된다는 점에서 기대가 크다. 교직도 마찬가지라 생각한다. 다른 직종에 비해서 여성 비율이 높기는 하지만 역할에 있어서도 다양한 보직이 맡겨지지 않을까 한다.”
“(김건무 장학사) 초등학교의 여교사 비율이 매우 크다. 일각에선 학생들이 여성화되고 생활지도가 어렵다는 말이 있으나 그 지적은 일부분을 확대 해석한 것이다. 남 교사와 여 교사라는 분류 보다는 얼마 만큼 진정성을 갖고 학생들에게 접근하냐 하는 것이 중요하다. 여성시대 개막 보다는 여성도 남성 못지 않은 능력을 발휘할 공간이 마련된다는 점이 크게 보인다.”
-계사년에 거는 기대는 무엇인가.
“(박 장학사) 김종성 교육감이 새해 사자성어로 '입교신도(立敎新都)'를 내 놓았다. 이는 “신도시 내포에서 충남교육을 새롭게 세워 나가겠다”는 의미다. 이에는 김 교육감의 도 교육청 청사 이전에 따라 새로운 터전에서 충남교육을 새롭게 펼쳐 나가겠다는 소신과 의지가 담겨 있다. 충남교육청 신청사는 현재 거의 완료된 상태다. 2월 본격적인 이사를 거쳐 3월 1일부터 근무할 예정이다.
내포는 충남도의 신 중심이 된다. 논산과 계룡, 금산을 제외한 12개 시군이 현재의 대전 청사보다 가까워진다. 내포 신도시로의 교육청사 이전은 충남의 중심부에서 교육가족에게 한발 더 다가가 고품질의 교육서비스를 제공해 교육수요자의 만족도를 높여 나갈 것이다. 충남교육은 교육의 균형발전을 내실 있게 구현해 나간다는 기대에 부풀어 있다. 충남 교육청 파이팅이다.
대담=오주영 문화부장
정리=윤희진ㆍ사진=손인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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