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사회조사에 비친 범죄 불안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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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사회조사에 비친 범죄 불안심리

  • 승인 2012-12-23 16:17
  • 신문게재 2012-12-24 21면
잇단 흉악범죄에 국민들이 떨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2년 사회조사'에 따르면 국민 10명 중 3명(29.3%)이 우리 사회 안전을 위협하는 가장 큰 불안요인으로 범죄를 꼽았다. 2010년 조사에서 높았던 북한 핵 같은 국가안보 위협을 뛰어넘었다. 언제 어디서 범죄로 인한 피해를 입을지 모른다는 두려움이 우리 사회를 뒤덮고 있다.

요즘 여성들은 밖에 나가기가 두렵다. 자녀의 귀가가 늦어지면 부모들은 걱정이 태산이다. 저항력이 약한 어린이나 미성년자, 여성들을 노린 범죄가 빈발하기 때문이다. '무서운 세상'이 되다 보니 여성(35.3%)이 남성(23%)보다 훨씬 더 범죄를 우리 사회의 불안요인으로 여기는 것은 당연하다. 올해만 해도 어린이와 여성을 대상으로 한 흉악범죄의 기억은 참혹하다.

국민들의 범죄 불안심리가 확인된 만큼 정부는 민생치안 확보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5대 강력범죄는 2008년 54만건에서 지난해 61만건으로 증가했다. 반면 검거 건수는 2008년 41만 건에서 지난해 38만 건으로 오히려 줄었다. 범죄 발생 속도를 경찰력이 따라가지 못한 것이다.

'범인은 반드시 붙잡힌다'는 메시지를 보여줄 치안력 확보가 급선무다. '묻지마 범죄' 등으로 국민이 공포에 떨고 있는데 대책은 '신고 접수 후 출동' 수준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각계 전문가들을 중심으로 구체적이고 과학적인 대안을 마련해 나가야 한다. 정부가 범죄 척결에 강한 의지를 보일 때 국민들은 그로인한 불안을 덜 수 있다.

소득양극화 심화와 사회갈등 확대 등으로 범죄 불안이 더욱 커질 것이라는 예측이 힘을 얻고 있다. 가족해체 등 공동체 붕괴, 취약한 사회안전망 등 사회가 점점 건강성을 잃어가는 것도 범죄의 한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경쟁에서 낙오됐거나 복지사각지대에 놓인 계층에 대한 사회안전망을 촘촘히 갖추는 것도 긴급한 과제다.

경제가 세계 10위권이라고 한들 국민이 길거리조차 마음놓고 다닐 수 없다면 잘 사는 나라일 수 없다. 안전한 치안 환경 구축을 위해 '사후 약방문'이 아닌 사전 예방에 힘을 기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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